[인터뷰] 미국 전문가들 “북핵 문제는 트럼프, 한미동맹은 바이든”

국민일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6명 인터뷰
“누가 이기든 한국 입장에선 ‘50대 50’ 될 것”
“트럼프 재선되면, 주한미군 감축 압력 높일 것”
“바이든 당선될 경우, 북한 도발 가능성 더 높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AP뉴시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 해결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는 것이 한국에 유리하고, 한·미 동맹을 위해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리하는 것이 한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일보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6명과 다음달 3일(현지시간) 실시될 미국 대선 결과가 한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화·이메일 인터뷰를 25일 가졌다.

미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북핵 문제엔 긍정적, 한·미 관계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같은 연장선상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경우 북핵 문제는 다시 원점에서 시작되고, 한·미 동맹은 복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번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지 한국 입장에선 ‘50대 50(toss-up)’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CNI) 한국 담당 국장은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미국 대선에 투표권이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표를 던질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3차례 만남을 통해 외교적 해법으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될 경우 한·미 동맹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현재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이 제시한 금액을 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지금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1조 389억원)을 400% 인상시킨 50억 달러(5조 6400억원)를 다시 요구할 것”이라며 “이 제안을 한국이 거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미국 대선 결과가 한국에 미칠 영향을 4가지 틀로 요약했다.

국민일보가 인터뷰를 가진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6명은 클링너 선임연구원, 켄 가우스 미국 해군연구소(CNA) 국장, 카지아니스 국장, 매닝 선임연구원, 그레그 브라진스키 조지워싱턴대 역사학(국제관계학) 교수, 칼 프리도프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 연구원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출처=북한 노동신문)

트럼프 재선 장점 “북핵 문제 해결 다시 속도 낸다”

미국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바이든 후보보다 북핵 문제 해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우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어느 정도로 승리하느냐가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압승할 경우 대북 제재 완화·해제라는 과감한 조치를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가우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근소하게 이긴다면 대북 제재 완화·해제 카드는 건드리지 않고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대북 정책을 계승하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가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후속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했던 영변 핵시설의 폐기와 미국의 일부 대북 제재 완화 문제를 다시 협의해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보다 문 대통령이 요구하는 평화 협정 체결에 더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왼쪽부터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켄 가우스 미국 해군연구소(CNA) 국장,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CNI) 한국 담당 국장

트럼프 재선 단점 “주한미군 감축 밀어붙일 수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대한 우려도 크다. 가우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지금 논의되는 액수보다 한국에 더 많은 방위비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을 추진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을 감축한) 독일을 보라”고 설명했다.

프리도프 연구원도 “한·미 방위비 협상이 합의되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을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접근법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평화 협정 체결을 자신의 노벨평화상 수상과 주한미군의 감축의 명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을 위한 구실로 한국의 전시 작전통제권 조기 전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라진스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적이지 않고, 체계적이지 않은 전략으로 북·미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이든 승리 장점 “무리한 압박 없어…한·미 동맹 좋아질 것”

미국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경우 동맹을 중시하는 미국의 전통적 외교방식으로 되돌아 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브라진스키 교수는 “전체적으로 바이든의 승리가 한국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한·미 관계는 트럼프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금전적 기여보다 동맹의 가치·원칙을 더 중시하는 미국의 전통적 외교방식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무리한 방위비 인상 압박, 주한미군 감축 압력을 한국에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왼쪽부터 그레그 브라진스키 조지워싱턴대 교수,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 칼 프리도프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 연구원

매닝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는 방위비 협상에서 현재 한국이 제시한 금액 이상의 요구를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돈 문제보다 동맹의 강화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리도프 연구원도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한·미 방위비 협상은 빠르게 합의될 것”이라며 “한·미 동맹도 더욱 강화될 것”이고 예상했다.

바이든 승리 단점 “북한 도발, 미국 압박 ‘악순환’ 우려”

가우스 국장은 “북한은 트럼프 2기 행정부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도발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가우스 국장은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경우 북핵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서 “북한은 새롭게 세팅되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3∼4월까지 대북 정책을 재검토하면서 북한에 좌절감을 줄 수 있다”면서 “이 경우 북한은 지난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시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지아니스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제재 수위를 높이고, 북한은 다시 도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대북 정책을 펼칠지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제재를 강력하게 고수할지도 확실치 않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