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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민요로 소개된 우리 동요 ‘반달’…中 또 왜곡?

‘푸른하늘 은하수’로 유명한 우리 동요 ‘조선족 민요’로 소개

우리 동요 '반달'을 조선족 민요라고 소개한 중국의 한 음악 예능 프로그램. 베이징 BTV 유튜브 캡처.

‘푸른 하늘 은하수…’라는 노래 가사로 유명한 우리나라 동요 ‘반달’이 중국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조선족 민요라고 소개됐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역사를 왜곡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6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위성TV의 간판 음악 예능 프로그램인 ’과계가왕’에서는 한 출연진이 우리 동요 ‘반달’을 편곡해 듀엣 무대를 선보였다. 이 동요는 ‘반달 할아버지’라 불리는 우리나라 작곡가 윤극영이 1924년 작사·작곡했다.

편곡했음에도 영상 속 흘러나온 노래 전주는 첫 소절부터 동요 원곡을 떠올리게 했다. 이어 영상 속 자막에는 ‘반달’의 작곡·작사 소개에 ‘조선족 민요’라고 표기돼 있다.

베이징 BTV 유튜브 캡처.

‘반달’은 중국 교과서에도 실린 동요다. ‘반달’은 1924년 국내 발표 이후 1950년대 초 베이징에서 조선족 김정평과 그의 아버지 김철남이 중국어로 번역 편곡해 녹음해갔다. 이후 중국에서도 30년간 애송되다가 1979년에는 ‘하얀 쪽배(小白船)’라는 제목으로 중국 전국 통용 음악 교과서에 수록됐다.

중국 포털 바이두에 소개된 '반달'. 1924년 조선 노래라고 나와있다. 바이두 캡처

중국 포털 바이두에도 ‘반달’은 한국 노래로 소개돼 있다. 바이두에 따르면 “‘소백선’은 원래 ‘반달’이 원 제목이다. 1924년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조선 동요다. 조선 작곡가 윤극영이 작사, 작곡했으며 조선과 중국에 널리 알려져 있다. 1950년에 중국어로 번역됐다”고 나와 있다.

초등 교과서 음악에 있는 '반달' 악보

1987년 출판된 ‘한국동요음악사’에 따르면 윤극영은 생전 어린이 인권운동 단체였던 ‘색동회’ 회원이었다. 그는 일제강점기 당시 나라를 빼앗긴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꿈과 용기와 희망을 주는 동요를 부르게 하자”고 주장했다고 알려졌다.

‘반달’은 일제강점기의 시대상을 담은 노래라고도 알려져 있다. 특히 ‘반달’의 가사 2절 끝부분에는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는 노랫말이 삽입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 노래 문구가 윤극영이 일제강점기 당시 불행했던 어린이들에게 꿈과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붙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작곡가가 일제강점기에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작사, 작곡한 이 노래가 중국 방송에서 중국 소수민족 동요로 소개된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는 ‘중국의 역사 왜곡이 또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송다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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