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靑 뜻대로 월북 몰아가”…해경 “지시 없었다”

해경청장 “공황상태에서 충동적 월북 판단” 입장 고수


야당이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 북한군에게 우리 공무원 이모(47)씨가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의 뜻에 따라 해양경찰청이 ‘자진 월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경은 청와대로부터 어떤 지시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해경은 이씨가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 공황상태에 빠졌고, 충동적으로 월북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경이 자진 월북으로 판단하기에 유리한 정황 자료를 선택취사해서 자진 월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지 못한 정부의 무능력·무책임함을 숨기려는 의도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UN 종전 연설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한 판단으로 보인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해경이 공무원 이씨 피격 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서 북한 수역에서 발견됐다는 것을 전달받고도 구조를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홍희 해경청장은 “수색이나 수사 관련해 청와대로부터 어떤 지시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청와대에서) 확인한 국방부 자산엔 정보가 거의 없었다. 실종자가 발견됐다는 정황만 들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김 청장은 “해경은 수색 전문기관으로 수색활동을 주재했다. 북한 수역에서의 구조 노력은 안보적 성격이 강하다. 해경에서 그 업무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또 이씨가 자진 월북을 했다는 증거가 많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청장은 “(이씨가) 자진 월북한 증거가 다수 있다”면서 “구명동의를 입고 부력재에 의지했으며, 북한 민간선박에 신상정보를 밝히고 월북 정황을 이야기 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청장은 “통신·금융정보 조회를 통해 도박 빚과 꽃게 대금으로 인한 압박 상황도 확인했다”며 이씨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경은 앞서 지난 22일에도 “실종자가 출동 전·후와 출동 중에도 수시로 도박을 하는 등 인터넷 도박에 깊이 몰입돼 있었다”며 자진 월북의 근거를 제시했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왼쪽)이 26일 국회 해양수산위원회의에 출석해 김홍희 해양경찰청장과 이야기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야당은 해경이 도박 빚이 많다는 게 월북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해경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실종자의 도박 횟수와 금액까지 말했는데 이는 명예살인이고, 도박 빚이 있으면 다 월북하느냐. 동료들은 실종 공무원이 월북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청장은 “월북을 사전에 직원들과 상의할 가능성이 작다”며 “월북을 오랜 기간 준비한 것이 아니고 심리적인 불안함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서 순간적 판단으로 했다는 분석도 있다”고 반박했다.

김 청장은 또 “명예훼손으로 유가족들에게 아픔을 주는 게 해경청장의 역할이냐”는 지적에 “수사를 하다 보면 궂은일을 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답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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