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엄마가 목숨 걸고 낳은 소중한 존재” 의사 3인방이 전한 ‘생명’의 의미

[너는 세상의 빛] <2> 일산차병원 산부인과 의료진

일산차병원 이기헌 부인종양센터장, 신승주 산부인과 진료부원장, 한세열 난임센터장(왼쪽부터).

성경 인물 한나는 오랫동안 난임으로 고생했다. 그는 아들 사무엘을 얻기 전까지 수년간 자녀를 낳게 해달라고 눈물로 기도했다. 애절한 기도의 결과로 낳은 사무엘은 훗날 이스라엘의 지도자이자 선지자로 한 시대의 획을 그었다. 생명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은 한 여인의 기도에 신실하게 응답하시며 이스라엘의 지도자를 그렇게 준비하셨다.

산부인과는 엄마와 아이의 두 생명을 다루는 곳이다. 수많은 생명이 삶을 시작하는 이곳에서 매일 한나와 같은 심정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진료하는 이들이 있다. 최근 경기도 고양 중앙로 일산차병원에서 ‘장로 3인방’ 의사들을 만났다.

이 병원의 산부인과 진료부원장 신승주(56·삼성교회) 장로는 아이와 산모 두 생명을 한꺼번에 다룬다는 신념으로 고위험 산모들을 진료한다. 부인종양센터장 이기헌(60·꽃재감리교회) 장로는 부인 종양, 부인암 치료 분야의 권위자로 암 치료 후 임신을 원하는 환자를 위해 가임력 보존 치료 등을 하고 있다. 난임센터장 한세열(66·신촌성결교회) 장로는 30년간 난임치료 분야에서 꾸준한 연구와 진료를 통해 수많은 난임 부부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의사들이 위기 가운데 만난 하나님
‘장로 3인방’ 의사들은 진료 중 예측하지 못한 어려움 가운데 놓여 의사의 한계를 느낄 때마다 하나님의 일하심을 봤다. 신 장로는 “수많은 사람을 진료하는 과정 중에 하나님을 만났다”며 “하나님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저의 손을 잡아주시고 제 기도에 응답하셨다”고 고백했다.

신 장로는 1990년대 초반에 있었던 한 사고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어느 날 밤 11시에 경산부의 분만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조산사는 제왕절개 수술을 권했다. 4.9kg에 달하는 아이가 너무 커서 위험하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신 장로는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거의 나올 것 같다”며 수술하지 않았다. 분만 중이었던 아이는 엄마 뱃속 밖으로 나오다 한쪽 어깨가 걸렸고 이것으로 인해 한쪽 팔이 마비되는 증상을 보였다.

이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 신 장로는 100일간 아이의 건강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100일째 되던 날 신 장로는 기도 중에 푸른 빛이 눈앞에 아른거린 것을 느꼈다. 기도 후 아이의 팔은 기적적으로 정상이 됐다.

신 장로는 “기도하면서 제 실수에 대해 많이 후회했고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처음 기도할 땐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이 생겼을까 했지만 내가 잘 모르는 것을 하나님이 알려주시기 위해 주신 일이라 생각하며 감사의 기도로 바꿨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응답받는 기도의 비결이 감사라는 것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일산차병원 이기헌 부인종양센터장, 신승주 산부인과 진료부원장, 한세열 난임센터장(왼쪽부터). 강민석 선임기자

이 장로는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보면서 하나님의 손길을 부정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그는 “사람은 가전제품처럼 만들어진 천편일률적 존재가 아니다.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따라 지음 받은 고귀한 생명이라는 것을 매 순간 깨닫는다”고 밝혔다.

이 장로는 20여년 전 진료한 환자를 최근 다시 만났다. 당시 환자는 암 치료를 받은 뒤 자연분만으로 딸을 어렵게 낳았다. 그러나 출산 후 2년 뒤 암이 재발해 치료받는 과정을 경험했다. 둘째를 낳고 싶었으나 건강과 육아 문제로 포기했다.

이 장로는 “이 환자가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최근 딸과 병원에 왔는데 신생아였던 딸은 시큰둥해 보이는 19세 학생이 돼 있었다”며 “딸에게 ‘엄마가 목숨을 담보로 너를 낳고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넌 귀한 존재이니 스스로 귀하게 여기라’고 권면했다. 그 말에 딸은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한 장로는 매일 아내와 예배를 드린다. 그날 만날 환자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도 갖는다. 한 장로는 “난임 부부를 많이 보는데 아무리 좋은 시설과 시술이 있어도 결국 생명을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며 “제가 아기를 갖게 하진 못하지만 기도로 정성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로는 2012년 시험관 시술을 통해 국내에선 최고령인 57세 산모의 쌍둥이 임신에 성공시켰다. 이 산모는 복막염으로 결혼 후 27년간 임신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시험관시술로 쌍둥이 남매를 건강하게 출산했다.

저출산에 대한 생각 “다음세대가 가정의 소중함 알았으면”
최근 만혼 등으로 인한 난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시험관 시술도 늘어났다. 한 장로는 “시험관 시술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갖는 크리스천도 있는데 시험관 시술은 하나님이 허용해주신 과학 기술로 아기를 낳도록 도움을 받는 것”이라며 “하나님의 뜻에 크게 어긋나는 행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로 3인방 의사들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가정과 교회의 역할을 주문했다. 신 장로는 “청년들이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는 것에 대해 꿈을 갖도록 기성세대가 가정의 소중함을 자녀들에게 잘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각 가정의 ‘가정예배’가 회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장로도 “청년들이 가족이 모여 사는 즐거움, 희망을 알 수 있도록 돕는 교육과 지원 등 교회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장로는 “교회에서 현실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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