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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 시세 90%까지 올린다…중저가 ‘천천히’ 고가 ‘빨리’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공청회
시세의 90%까지 올리되 유형·가격별로 속도 조절


정부가 내년부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을 90%까지 끌어올린다.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30% 이상 낮고 유형·지역·금액대별 격차가 커서 조세 형평성에 어긋나고 있는 현실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다만 주택의 유형과 지역, 금액대별로 90%를 달성하는 시기를 달리해 제도를 연착륙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15억원 이상 고가는 매년 공시가격을 3% 포인트씩 높여 5~7년 후 현실화율 90%에 맞춘다. 반면 9억원 미만 중저가는 3년간 1% 포인트 미만으로 높이는 등 10년 동안 서서히 인상해 세 부담이 늘어나는데 적응할 시간을 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양재동 한국감정원 수도권본부에서 국토연구원 주관으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진행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부동산 공시가격은 시세의 50~70%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1월 기준 현실화율은 토지가 65.5%, 공동주택 69.0%, 단독주택 53.6% 등이다. 시세에 크게 못 미칠뿐더러 유형 간 격차도 크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등 60여 개 각종 세금과 부담금을 매기는 기준 지표로 활용된다.

목표 현실화율 따라 속도 조절한 3가지 방안 제시

국토부는 목표로 하는 현실화율에 따라 단기, 중기, 장기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현실화율 80%를 적용하는 1안(단기)의 경우 1~5년 이내에 현실화율을 연 7~12% 포인트씩 상향하는 방식이다. 주택 유형별로는 공동주택이 5년, 단독주택 10년, 토지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금액대 별로는 공동주택을 기준으로 15억원 이상은 바로 내년부터 현실화율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이어 9억~15억원은 2022년, 9억원 미만은 2025년에 목표 현실화율을 달성할 수 있다. 단독주택은 표준(단독)주택 기준 각각 2027년, 2029년, 2030년에, 토지(표준지 기준)는 2025년쯤 현실화율 목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공시가격 현실화 목표별 달성 시간. 국토교통부

중기 방안은 현실화율을 90%로 5~10년에 걸쳐 올리는 식이다. 연 3.0% 포인트씩 높이는데, 유형별로는 공동주택이 10년, 단독주택이 15년, 토지가 8년 등이 걸린다.

금액대별로는 공동주택 기준 15억원 이상이 2025년에 현실화율 90%에 도달한다. 9억~15억원은 2027년, 9억 미만은 2030년에 90%대에 도달한다. 단독주택은 금액대별로 각각 2027년, 2030년, 2035년 순이다. 표준지는 2028년쯤 목표 현실화율에 도달한다.

장기 방안인 ‘현실화율 100%’ 안은 9~15년에 걸쳐 현실화율을 매년 2.5~2.7% 포인트씩 높이는 계획이다. 유형별로는 공동주택이 15년, 단독주택이 20년, 토지가 12년 등 걸린다.

금액대별로는 공동주택 기준으로 15억원 이상이 2029년에, 9억~15억원이 2032년에, 9억원 미만이 2035년에 각각 목표 현실화율에 도달한다. 단독주택은 금액 구간대별로 각각 2033년, 2035년, 2040년에 목표 현실화율을 달성한다. 토지는 2032년이 목표다.

중기 방안(90% 목표) 유력…세 부담 줄이는 방안도 검토

정부 안팎에 따르면 정부는 2030년까지 모든 공동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로 맞추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앞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토연구원이 공시지가 현실화 로드맵을 발표한다. 2030년까지 시가의 90%까지 맞추자는 긴 로드맵”이라고 밝혔었다.

다만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리면 주택 보유자의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등 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 조세저항이 커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다주택자는 물론 중저가 주택을 보유한 서민들도 증세가 불가피하다.

정부는 현실화율을 끌어올리는 게 필요하다는 점을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우선 현실화율 인상과 별개로 서민들의 세 부담을 줄여주려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중저가 부동산에 대해선 세율을 낮춰 실질적인 부담을 줄이는 식이다.

국토연구원은 저가(9억원 미만)와 고가(9억원 초과)의 현실화율 속도를 다르게 적용하는 방식을 제언했다. 저가 주택의 경우 먼저 균형성을 확보하고, 이후 현실화율을 높이는 식으로 정부가 국민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연구원은 “9억원 미만 주택의 경우 같은 가격임에도 단독주택, 공동주택 등 유형 내 가격대별 현실화율 편차가 넓게 분포해 우선적으로 가격대별 균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어 이 같은 방식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가 주택과 토지는 ‘균등 제고’ 방식에 따라 현실화율을 높이는 방식도 제시됐다. 고가 주택이나 토지의 경우 이미 상대적으로 균형성이 확보됐기 때문에 동일 제고 폭으로 현실화 추진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국토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르면 이번 주 중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세보다 낮은 공시가격이 오랜 기간 누적돼 형평성이 저해되고 있는 만큼 이번 공청회에서는 이에 대한 개선안을 함께 검토할 것”이라며 “공청회에서 제기되는 의견들을 감안해 조속한 시일 내로 현실화 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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