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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직전’ ‘야당 전원 반대’ 불구하고… 배럿 대법관 인준

찬성 52 대 반대 48로 상원 인준 통과
민주당 찬성표 없어… 151년 만에 처음
연방대법원 보수지형으로 재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의 사우스론에서 선서를 마친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에이미 코니 배럿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안이 26일(현지시간) 상원을 통과했다. 이로써 미 대법원은 보수 대법관 6명, 진보 대법관 3명의 ‘보수 절대 우위’ 체계로 재편됐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은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본회의에서 찬성 52 대 반대 48로 배럿 지명자의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은 메인주의 수전 콜린스 의원을 제외하고는 전원이 배럿 인준에 찬성했다. 콜린스 의원도 배럿 지명자 자체에 인준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대선을 목전에 두고 상원이 인준 투표를 여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준이 이뤄진 뒤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배럿 지명자를 향해 “그 직에 딱 들어맞는 적임자”라고 극찬했다. 반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인준 절차에 조금의 합법성도 부여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특히 민주당 상원의원은 단 한 명도 배럿 지명자 인준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대법관 지명자가 야당의 찬성표를 한 표도 얻지 못한 것은 151년 만에 처음으로 생긴 일”이라며 “법관 지명자를 둘러싼 워싱턴 정가의 해묵은 전쟁이 얼마나 격렬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도 “이번 인준안 가결로 대선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대법관 지명자가 인준된 기록이 세워졌다”면서 “배럿 지명자는 미 현대사에서 초당적 지지 없이 인준된 첫 사례”라고 전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미치 매코널과 공화당은 고전하는 미국 국민에게 코로나19 부양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대법원 지명자를 밀어넣는 것을 선택했다. 62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미 투표를 한 상황에서 말이다”라며 “야비하다. 그들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보수 성향의 배럿이 인준되고 대법원이 보수 우위로 재편됨에 따라 낙태, 총기 규제, 오바마케어 등 보수와 진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에서 보수적 판결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우편투표 등을 둘러싼 각종 논란들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고 대법원이 최종 판단을 하게 될 가능성이 커 대법원 보수화가 대선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AP통신은 이번 인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중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대선 전 인준’을 목표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가 이뤘다는 것이다.

7남매의 엄마인 48세의 배럿 지명자는 이번 인준안 가결로 역대 5번째 여성 대법관에 취임하게 됐다. 또 1991년 43세의 나이로 대법관 자리에 오른 클래런스 토마스 대법관 이래 두 번째로 젊은 대법관이기도 하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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