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V자 반등’을 바라보는 경제 당국의 ‘동상이몽’

3분기 성장률 1.9%…한은 “반등세 아냐” 수위 조절에
홍남기 부총리 “경제 정상화 회복궤도 진입” 반색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2% 가까이 껑충 뛰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깜짝 반등을 보인 것이다. 고꾸라졌던 수출이 많이 늘어난데다 전 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 그런데 하나의 수치를 두고 경제 당국 간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V자 반등세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는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정상화 회복 궤도에 진입했다”고 반색했다. 정부 당국의 ‘동상이몽’이 자칫 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7일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이 456조863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 늘었다고 밝혔다. 분기 성장률 기준으로 2010년 1분기(2%)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19 충격에 지난 1분기(-1.3%)에 이어 2분기(-3.2%)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가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당초 1%대 중반 정도로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치를 끌어올린 건 수출이었다. 3분기 수출 증가율은 15.6%로 1986년 1분기(18.4%) 이후 가장 높았다. 2분기 수출 증가율은 -16.1%였다. 분야별로는 반도체와 자동차, 바이오헬스 분야의 수출이 많이 늘었다.

수출 증가는 기업의 투자까지 끌어올렸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 분기 -0.5%에서 6.7%로 급반등했다. 2012년 1분기(9.6%) 이후 최고치다. 다만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 분기 1.5%에서 -0.1%로 떨어졌다. 지난 2분기에는 긴급 재난지원금으로 소비가 반짝 늘어났지만, 3분기 들어서면서 정책지원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은은 일각의 한국경제 ‘V자 반등’ 기대감에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V자 반등은 성장 추세선과 비교해 급격히 올라가는지를 봐야 한다”며 “아직 V자 반등이라고 말하기에는 주저되는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세를 말하기에 이르다는 것이다. 서비스업 등의 회복이 여전히 더딘데다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라 수출 등 해외 수요에 있어서 악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부는 3분기 성적에 한껏 고무된 표정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SNS에 글을 올려 “위기 직전인 지난해 4분기 GDP를 100이라고 할 때 우리는 현재 97.4% 수준에 위치하고 있다”며 “미국 95.9%, 영국 90.9%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 시 가장 나은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4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도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상당 폭 반등, 경제 정상화를 위한 회복 궤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여전히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어 경기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3분기 성장률이 반짝 올랐지만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를 언급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찬 기자, 세종=전슬기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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