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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딱지떼기‘ ‘친문 마음잡기’…빅2 이것부터 풀어라 [이낙연-이재명 ④과제]

이낙연, 본선 확장성 필요
여성·청년 지지 회복도 과제
이재명, 친문 관계회복 관건
과격한 이미지 불식도 필요

내년 여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을 앞두고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어느 누구도 ‘대선’을 직접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각자의 주요 약점을 보강하면서 대선으로 향하는 길목을 다지고 있다. 이 대표는 호남을 넘어 전국적 기반 확보에, 이 지사는 친문(친문재인) 표심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이낙연 대표 “호남은 잊으라”
이 대표 취임 두 달째, 주변에서는 “호남은 잊으라”는 말이 나온다. 자타공인 여권의 차기 유력 대권 후보인데 ‘호남 후보’로 낙인찍히는 것을 이 대표가 극도로 꺼려한다는 얘기다. 호남색이 짙은 게 오히려 본선에서의 정치적 확장성을 방해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대표 측 인사는 27일 “이 대표가 호남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지만 동시에 영남에서는 ‘호남 비토’ 정서가 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당직 인선에 이 같은 고민이 담겨 있다. 자신과 가까운 호남 인물들은 전진 배치하지 않고, 영남과 수도권 의원들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누구나 다 조직적 기반을 확대하고 싶어 한다. 당직 인선을 통해 조직적 기반을 전국화하려는 것은 당연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도 “거의 대선 캠프를 꾸려 놓은 수준으로 지역 분포가 광범위하다”고 평가했다.

호남 의원들 사이에서도 “역차별이라는 얘기도 나오지만 우리가 이해해야 한다” “호남 인물을 강조할 게 아니라 정권재창출을 위한 유일한 선택지가 돼야 한다” “외연을 확장해 수도권과 영남 지역에서도 이 대표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동교동계가 이 대표와 만나 복당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최인호 수석대변인 명의로 한밤중에 이를 반박하는 공지가 나왔다. 여기에도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한다. 그만큼 호남 이미지에 갇히지 않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지속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탈하고 있는 여성과 청년층에 대한 고민도 깊다고 한다.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성 비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여성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하락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관련 의혹, 정규직·비정규직 논란 등이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이슈로 불거지면서 청년층 이탈도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주요 당직인 정책위의장에 한정애 의원, 당의 살림을 총괄하는 총무국장에 최초로 여성 당직자가 임명된 것도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한다. 1996년생인 박성민 최고위원 임명도 화제가 됐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박 최고위원을 형식적으로 임명한 게 아니라 각종 회의나 사석에서도 박 최고위원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면서 “당의 운영 면면을 살펴보면 여성과 청년 부분에 대한 이 대표의 고민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친문 표심’ 공략 가능할까
이 지사의 당면 과제는 친문과의 관계 설정이다. 대선이라는 본선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당내 경선이라는 예선을 통과해야 하는데, 친문 지지층의 입김이 세기 때문이다. 친문 지지층에게 박힌 미운털을 뽑아내지 않고서는 당내 경쟁이 버거울 수밖에 없다.

이 지사는 201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친문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친문 지지층과 각을 세웠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전 의원을 비방하는 게시글을 올렸던 트위터 계정주가 이 지사의 아내라는 의혹이 친문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제기됐고, 이 트위터 계정은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고발당하기에 이르렀다. 검찰이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하면서 법적 공방은 일단락됐지만, 친문 지지층과의 감정의 골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도 “친문의 지지 확보가 주요 과제다. 일단은 당내 지지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나아가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친문과의 갈등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지사도 최근 들어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을 멈추고 문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19일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임이 분명하다”며 문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비판하자 이 지사가 나서 “빈약한 논리의 대통령 공격은 정치꼼수에 불과하다”고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친문 세력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독선적이고 과격한 이미지도 불식시켜야 할 과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자신의 대표정책인 지역화폐 정책을 비판하자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얼빠진 국책연구기관” “청산해야 할 적폐” 등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비난하기도 했다.

이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이 지사가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차분히 자기 점수를 따면 좋은데 가끔 불필요하게 페이스를 올릴 때가 있다”며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절제하고 자제하면서 안정감을 보여주면 오히려 지지율이 더욱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수도권 의원은 “상대가 누가 됐든 아주 날카롭고 거친 언사로 논쟁을 벌이는 것도 서슴지 않는 점이 지지율 상승의 큰 원인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안정감을 주는 데 한계로 작동한 측면도 있다”며 “지도자로서의 추진력과 함께 안정감을 주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상진 김판 이현우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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