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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코끼리, 이번엔 아기물개…5000마리 떼죽음

상당수 태아 상태 “출산 앞둔 암컷 물개 집단 유산 추정”

Ocean Conservation Namibia 제공

아프리카 해변에서 5000마리 이상의 물개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돼 전문가들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나미비아 해양보호단체 오션 컨서베이션 나미비아(Ocean Conservation Namibia, OCN)는 지난 5일 홈페이지를 통해 펠리컨 포인트라는 물개 서식지에서 대략 5000마리 이상으로 추정되는 케이프 물개 사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죽은 물개 중 상당수는 태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OCN의 해양 생물학자 나우드 드레이어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아프리카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임신한 물개들이 너무 일찍 출산했다”며 “죽은 케이프 물개 중 대부분이 태아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영국 가디언지를 통해서도 이 사실을 전하며 “사체로 발견된 태아는 출산을 앞둔 암컷 물개가 유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케이프 물개의 특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OCN측 설명에 따르면 케이프 물개는 식량이 부족하면 새끼를 버리거나 임신 중인 새끼를 낙태한다. 케이프 물개가 대개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 사이에 출산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에 사체로 발견된 물개 대다수는 11월 출산 예정이었던 태아로 추측된다. 조산된 후 사망했거나 어미 뱃속에 있다가 출산 직전 유산돼 사체로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Ocean Conservation Namibia 제공

사건을 조사 중인 테스 그리들리 박사는 어미 물개도 함께 죽어있는 것으로 보아 실제 사망한 물개의 수는 5000마리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OCN측은 매년 이맘때 죽은 물개 새끼들이 발견되지만 이렇게 많은 물개가 한꺼번에 죽는 일은 흔하지 않다고 전했다.

나우드 드레이어는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쉽지 않다”며 “죽은 물개들이 비쩍 말랐다는 점에서 먹이 부족 등으로 인한 굶주림이 원인일 수도 있으나 환경 오염과 세균 감염으로 인한 질병, 유전적 장애 등으로 사망했을 가능성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물개 수천 마리가 사체로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94년에도 나미비아의 물개 서식지인 케이프 크로스에서 비슷한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엔 약 1만 마리의 물개와 태아 상태인 물개 1만 5000만 마리가 사체로 발견됐고, 떼죽음의 원인은 영양실조와 세균 감염으로 조사됐다.

앞서 올해 세계 각국에서는 코끼리, 돌고래가 집단 사망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 보츠와나 등지에서 최소 500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지구 온난화로 만들어진 물웅덩이 속 녹조 독성에 의해 사망했고, 인도양 모리셔스에서는 일본 화물선의 기름이 유출돼 돌고래가 떼죽음했다.

김남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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