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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몸수색’에 고성·야유·박수…혼란했던 文 시정연설

야당 “국회에도 ‘재인산성”
문 대통령 연설 26차례 박수

문재인 대통령과의 환담에 참석하려다 청와대 경호처의 몸수색에 발길을 돌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호처 간부로부터 사과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28일 국회 시정연설은 야당 원내대표의 몸 수색 문제로 시작하기 전부터 시끄러웠다. 연설 전 문 대통령과의 환담장에 참석하려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청와대 경호팀으로부터 몸수색을 당한 뒤 발걸음을 돌리는 상황이 연출된 탓이다. 국민의힘은 “야당 원내대표의 간담회 접근에도 ‘재인산성’”이라고 맹비난했다.

몸수색 소동으로 문 대통령은 제1야당 ‘투톱’이 빠진 채 5부 요인, 여당 대표 등과 환담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라임·옵티머스 사건 특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석을 거부했다.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진행되는 사전 환담에 야당 대표가 빠진 것은 이례적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는 문 대통령을 향해 구호를 외쳤다. “국민의 요구, 특검법 당장 수용하라” “특검법 거부하는 민주당은 각성하라” “특검으로 진실규명, 대통령은 수용하라” 등의 구호였다. “이게 나라냐”고 쓴 손팻말을 든 의원들도 있었다. 당 내에선 “집주인이 몸 수색을 당하냐”는 말도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본회의장에서 문 대통령은 몸 수색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야유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기립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주로 여당 쪽 의원들을 바라보며 목례도 하면서 입장했다. 문 대통령이 연단에 선 뒤에도 본회의장은 고성에 야유, 박수 소리까지 뒤엉켜 소란스러웠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몸 수색 문제에 대해 “청와대에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겠다. 그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야당도 예의를 갖춰 경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 중 26차례 민주당 의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K-방역’의 우수함, 경제지표 건전성, 한국판 뉴딜정책, 전세시장 안정화 등을 언급하는 대목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문 대통령이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말했을 때와 마무리 인사를 할 때 기립 박수를 보냈다.

하이라이트는 문 대통령이 “공수처 출범 지연도 이제 끝내주시길 바란다”며 권력기관 개혁을 촉구했을 때였다. 민주당에선 10초간 박수가 계속된 반면 국민의힘에선 고성과 야유가 쏟아졌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끝낸 뒤 민주당 의원들과 눈인사와 가벼운 목례만 나누며 퇴장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문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여 예의를 표했다.

몸수색 논란은 연설이 끝난 후에도 계속됐다. 청와대 경호처는 “국회 행사의 경우 정당 대표 등의 검색을 면제하고 있지만 정당 원내대표는 검색 면제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경호처장은 “현장 경호 검색요원이 융통성을 발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과 함께 유감을 표했다.

경호처는 “경호·검색요원이 지침에 따라 스캐너로 상의를 검색하자 (주 원내대표가) 항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내대표가 정당 대표와 동반 출입하는 경우에는 관례상 검색을 면제해왔다”며 “하지만 주 원내대표는 모두 입장을 완료한 뒤에 홀로 환담장에 도착했다”고 덧붙였다.

28일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은 몸수색 현장의 CCTV 영상을 확인한 뒤 “주 원내대표는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본인 성명과 원내대표임을 밝혔음에도 (경호원 측은) 별도의 신원 확인 방안을 요구, 신체 수색을 동의 없이 임의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경택 이가현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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