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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뒤 ‘주52시간 계도’ 종료…현장선 “코로나 상황 고려해 연장해야”


코로나19로 많은 중소기업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3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주52시간 근로제 계도기간(처벌유예기간) 종료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중소기업계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 계도기간 연장 및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정부의 적극적 검토를 촉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신노동연구회와 함께 28일 ‘주52시간제 중소기업의 현장실태와 연착륙 방안 세미나’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개최했다. 세미나는 조선업 사내협력사의 현장실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산업현장의 고유성과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획일적으로 주52시간제를 도입했을 경우 현장에서 나타날 문제들을 짚으며 해결책에 대해 논의했다.

주52시간제 도입 이후 조선업을 포함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의 임금변화.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5개 대형조선소 사내협력사 72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황경진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업체별로 주52시간제 도입 이후 평균 18.2% 정도의 임금감소(연봉 기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현장에선 줄어드는 임금 탓에 4050대 고기량자들이 생계비 마련을 위해 이탈할 것에 대해 가장 크게 걱정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발제자로 참석한 이정 한국외대 교수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조선업 협력사 근로자의 월 임금이 100~299인 사업장에서 10.2%(33만원), 30~99인 사업장에선 6.2%(19만5000원)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임금감소와 이로 인한 인력 유출 우려는 비단 조선업에만 적용되는 문제는 아니었다. 특수강 전문회사 대일특수강을 운영하고 있는 이의현 대표는 전문기술을 갖고 있는 근로자들이 50대 이상의 고령이라고 지적하며 “젊은 사람들은 제조업을 선호하지 않아 점차 신규인력이 줄어드는 마당에 숙련된 인력마저 이탈해버리면 이 산업이 유지 되겠느냐”고 걱정했다. 전문가들도 “임금 민감도가 높은 중소기업의 특성상 소득 감소에 대한 두려움이 훨씬 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산업 경쟁력 하락도 현장에서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였다. 근로시간이 획일적으로 단축될 경우 납기가 길어지고, 신규인력이 숙련될 때까지 업무상 일부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금형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박순황 건우정공 대표는 “금형산업의 경우 우리나라가 중국과 경쟁하려면 납기를 단축하는 것밖에 없다”며 “경쟁력 유지를 위해 노사 간 협의를 통한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장에서는 노사 간 협의에 따른 자율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 역시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도록 제도의 경직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공통적으로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을 현재의 3개월에서 1년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력근로제는 일이 몰리는 성수기에 근로시간을 늘리고 비성수기에 근로시간을 줄여 단위기간 내에서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는 제도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8일 진행된 '주52시간제 중소기업의 현장실태와 연착륙 방안 세미나'. 중기중앙회 제공

특별연장근로제도 개정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특별연장근로는 자연재해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으면 일시적으로 주52시간을 초과해 추가 연장근로를 할 수 있는 제도다.

권혁 부산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조선업과 같이 공기가 지연되는 경우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는 업종은 독일식 단기 특별연장근로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독일식 단기 특별연장근로는 근로자수가 생산수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을 때 사유를 따지지 않고 단기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는 것이다. 다만 근로자의 건강권을 보장해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주52시간제가 시행되며 계도기간이 부여됐지만 코로나 이슈로 중소기업들은 경영난 극복에 급급할 수밖에 없었다”며 “코로나 극복 후 억눌린 수요가 폭발할 때 근로시간 제한으로 우리 기업이 소외되지 않도록 계도기간 연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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