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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롤스로이스 보증금은 신씨가 납부” 로비 반박

지난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는 모습. 연합뉴스


김재현(50·수감 중) 옵티머스 대표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롤스로이스 차량 보증금 등 2억원은 신모씨가 직접 납부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예기획사 대표 출신으로 ‘신 회장’으로 통한 신씨는 김 대표로부터 거액을 지원받고 옵티머스를 위한 정관계 로비를 펼쳐온 의혹을 받아 왔다. 그간 제기된 의혹과 달리 신씨가 일부 금액을 직접 부담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자신과 이른바 로비스트들의 관계가 상명하복 관계가 아니었고 대등한 협력관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업을 하는 이가 인맥을 소개받는 것은 불법적인 로비 행위와 구별돼야 한다고도 강조해 왔다. 하지만 김 대표가 로비스트들의 요구에 따라 사무실을 제공하고 차량 리스 명의까지 바꿔준 장면들은 여전히 많은 의문을 남긴다. 검찰이 정관계 로비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하는 만큼 향후 김 대표가 공범이나 교사범으로 처벌받을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옵티머스 내부에서 ‘국내 최고의 로비스트’로 통했던 신씨는 “회사를 옮겨주면 어떻겠느냐”며 과거 자신이 쓰던 롤스로이스 차량 명의를 김 대표의 법인으로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대표는 차량 명의를 IT 개발·운영업체인 D사로 돌렸다. D사는 옵티머스와 밀접하게 관련된 회사이며 검찰이 옵티머스 자금세탁 창구로 의심하는 곳이다. 김 대표의 부인, 윤석호 사내이사의 부인인 이진아 전 청와대 행정관이 지분 50%씩을 보유한 ‘셉틸리언’이 D사의 대주주다.

김 대표는 롤스로이스 차량에서 알 수 있듯 “신씨에게 과시욕이 있다”고도 주변에 말했다고 한다. 다만 신씨가 2억원에 달하는 롤스로이스 리스 보증금과 납입료를 그간 직접 부담했으며, 자신은 명의만 D사 앞으로 돌려준 데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 대표가 신씨 등에게 제공한 편의가 차량 이외에도 더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김 대표가 신씨를 위해 서울 강남구 강남N타워 14층에 공간을 내줬으며, 구체적으로는 H법무법인과 트러스트올이 들어선 사무실 공간 ‘4분의 1’을 사용하게끔 해줬다는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신씨의 사무실 임차 비용을 옵티머스 측이 대납해줬다는 해석도 가능한 셈이다. 검찰은 로비스트로 지목된 이들을 소환해 구체적 행위를 규명하는 한편 김씨와 로비스트들 사이의 관계가 사실상의 고용관계는 아니었는지 살피고 있다.

김 대표는 로비스트로 지목된 신씨나 정영제(수배 중)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 등이 각자의 사업을 진행하는 편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신씨에 대해서는 “한때 적대적이었으나 사업상 필요로 협력관계가 됐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의 인맥이 강력했던 만큼 적대 관계를 지속할 경우 사업상 좋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어울려 왔다는 것이다. 김 대표와 신씨 등의 관계를 일종의 ‘담보용’으로 설명하는 관계자도 있다.

‘조폭 살인’ 사건까지 얽힌 해덕파워웨이를 둘러싼 검찰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 22일 해덕파워웨이의 최대주주인 화성산업 사무실, 박모 전 해덕파워웨이 대표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화성산업은 셉틸리언의 자회사인데,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경영권을 장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경원 구승은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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