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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킹’ 이동국 사자발 새긴 풋프린팅, 행선지는?

양발 담은 풋프린팅 2점 제작, 구단과 선수 1점씩
구장 전시 어려워…당장은 전북 클럽하우스 行 유력

은퇴 선언을 한 전북 현대 이동국이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의 발 모양을 담은 풋프린트 반죽을 들어보이고 있다. 전주=조효석 기자

“원래는 한 발씩 찍어야 하는데…” 구단 직원이 말끝을 흐리자 기자회견장에 폭소가 흘러나왔다. 맨 양발 모두 풋프린팅용 반죽 위에 한참 올라서 있던 이동국은 머쓱하게 웃으며 자리로 내려왔다. 전북 현대의 상징과도 같은 이동국에게 구단이 정성스레 준비한 선물이었지만, 23년 프로 생활을 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이동국에게도 이날 행사는 낯설고 쑥스러운 이벤트였다.

전북 구단은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이동국의 은퇴 기자회견식 중 특별한 행사를 마련했다. 한 시간 가까운 기자단과 이동국의 문답이 끝난 뒤 구단은 미리 준비한 비취색 반죽을 이동국의 앞에 내밀었다. 맨발의 형태를 조각으로 남기는 풋프린팅이었다. 전북 구단에서 은퇴하는 선수에게 풋프린팅을 남기도록 한 건 이동국이 처음이다.
전북 현대 이동국이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 기자회견장에서 은퇴 기자회견 뒤 풋프린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국은 이날 풋프린팅 행사를 위해 신고 온 방울무늬 양말을 벗으면서 진행요원에게 “발이 참 곱지 않느냐”고 묻고는 “보는 사람마다 축구선수 발 맞느냐고 물어본다”면서 쑥스러운듯 미소 짓기도 했다. 전북 관계자는 “풋프린팅 2점을 만들어 하나는 이동국 본인에게 선물하고 다른 하나는 구단이 보관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단이 소유할 이동국 풋프린팅 조각의 행선지는 아직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구단 관계자는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운영주체가 구단이 아닌 전주시이기 때문에 팬들에게 직접 보여줄 수 있도록 당장 경기장에 전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전북의 우승 트로피가 진열된 봉동 클럽하우스다.

구단 차원에서 은퇴 선수의 풋프린팅 조각을 제작한 게 K리그에서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대구 FC는 지난해 홈구장 ‘대팍’(DGB대구은행파크의 애칭)을 개장하면서 2층에 전시공간인 역사관을 따로 마련했다. 이곳에는 지난해까지의 대구 구단 역대 베스트일레븐 선수들의 풋프린팅 조각이 전시,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되어 있다. 구단 관계자는 “경기장 소유는 대구시가 하고 있지만 운영주체가 구단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울산 현대도 현재 충남아산 FC를 맡고 있는 박동혁 감독이 2015년 선수 은퇴를 할 당시 풋프린팅 조각을 제작한 적이 있다. 다만 이 때는 1점을 제작해 선수 본인에게 증정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위치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내부에는 연맹이 2013년 K리그 30주년을 맞아 제작한 K리그 역대 베스트일레븐 선수들의 풋프린팅 조각이 전시되어 있다. 수원 삼성의 홈구장 수원월드컵경기장에도 지난 시즌 득점왕 타가트 등 역대 K리그 득점왕 중 다수의 풋프린팅이 전시돼 있다. 다만 이 조각들은 구단 차원에서 전시하고 있는 건 아니다.

전주=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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