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많다” 지적에도…검찰, 양현석 ‘단순도박’ 판단 이유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는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에서 억대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에게 검찰이 벌금형을 구형했다. 앞서 재판부는 상습도박 여부를 검토해달라고 검찰에 요구했으나, 검찰은 단순도박 혐의를 고수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 심리로 28일 열린 두 번째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도박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표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YG 자회사 YGX의 공동대표 김모(37)·이모(41)씨에게도 벌금 1000만원을, 금모(48)씨에게는 벌금 70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양 전 대표 등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카지노에서 20여 차례에 걸쳐 판돈 4억여원 상당의 바카라·블랙잭 등 도박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지난달 9일 열린 1차 공판에서 “단순 도박 사건인데 증거가 이렇게 많냐”며 “적용 법조가 ‘단순 도박’으로 적용된 데 대해 특별한 검토나 의견이 있냐”고 검찰 측에 물었다. 상습 도박의 경우 징역형까지 선고할 수 있다. 앞서 경찰도 “도박 금액과 횟수가 결코 적지 않다”며 상습 도박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었다.

이에 따라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할지 관심이 쏠렸으나, 검찰은 단순 도박 혐의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도박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라스베이거스에 혼자 방문한 것이 아니라 가족 또는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출국해 업무 저녁 시간을 이용해 도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라스베이거스) 방문 목적을 도박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공소장에 적시된 도박 금액은) 24회에 걸쳐 함께 도박한 6명의 도박 금액을 합친 것”이라며 “불법적으로 도박 자금을 마련한 것이 아닌 점 등을 종합해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전 대표의 변호인도 “피고인들은 도박하거나 금전획득을 위해 라스베이거스에 간 게 아니라 소속 아티스트들의 미국 진출 업무, 회사 워크숍 등 업무로 방문했고 여가 시간에 스트레스를 풀고자 게임을 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피고인들이 실질적으로 도박한 금액은 1인당 1000~2000달러로, 한화로는 100만~200만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재판에 참석한 양 전 대표는 최종진술에서 “제 불찰로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스럽다”며 “진지하고 엄중하게 반성하고 있으며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 전 대표 등의 선고기일은 다음 달 27일 오전 진행될 예정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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