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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버티기?…선택의 기로에 선 유명희 본부장

연합뉴스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에서 우세를 점한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큰 표 차이로 앞선 것으로 확인되면서 유 본부장은 WTO 제안대로 사퇴할지, 역전을 노리며 버틸지를 선택해야 한다.

로이터통신은 현지시각 28일 키스 록웰 WTO 대변인이 전체 회원국의 대사급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록웰 대변인은 “한 대표단이 (회의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할 수 없으며 계속해서 한국의 유명희 본부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표단은 미국이었다”고 전했다.

사무총장 선거를 관장하는 데이비드 워커 WTO 일반이사회 의장과 다시오 카스티요 분쟁해결기구(DSB) 의장, 하랄드 아스펠륀드 무역정책검토기구 의장 등 3명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결선 라운드에서 더 많은 득표를 했다고 회의에서 발표했다.

워커 의장 등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광범위한 지역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그를 차기 사무총장으로 제안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호베르투 아제베두 전 사무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뒤 2개월가량 공석 사태를 겪고 있는 WTO가 위축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지난 19∼27일 진행된 선호도 조사에서 함께 결선에 오른 유 본부장보다 더 많은 국가의 지지를 받아 유리한 입지를 차지했다. 다만 모든 회원국의 컨센서스(의견일치)를 얻어야 사무총장으로 최종 선출될 수 있다.

WTO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같은 강대국의 반대가 없는 게 중요한데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합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록웰 대변인은 컨센서스 도출 과정에서 “정신없이 매우 많은(frenzied) 활동이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163개 회원국(자체 투표권 없는 유럽연합 제외) 중 104개국의 지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TO는 한국 정부에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큰 차이로 유 본부장을 앞섰다고 통보하면서 구체적 숫자는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아직 전체 회원국 합의를 도출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28일 오후 11시 제네바에서 소집된 WTO 회원국 대사급 회의에서 WTO 일반이사회 의장인 데이비드 워커 뉴질랜드대사는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결선 라운드에서 더 많은 득표를 했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WTO 일반이사회 의장은 최종 선출을 위해서는 향후 전체 회원국의 컨센서스(의견일치) 도출 과정을 거쳐 합의한 후보를 11월 9일 개최되는 특별 일반이사회에서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정부는 조사 결과를 통보받은 뒤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대응을 논의했다. 유 본부장은 WTO 제안대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사무총장이 될 수 있도록 후보직을 사퇴하거나 마지막 절차인 회원국 협의에서 역전을 노리며 11월 9일까지 버틸 수 있다. WTO 규정상 선호도 조사에서 더 낮은 지지를 받았다고 해서 바로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초 정부 예상보다 표 차이가 커 버티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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