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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등도 우승도 모두 막판에…선수단마다 “끝까지 간다”

우승 경쟁 전북 울산, 잔류 사투 부산 성남 인천
마지막 한 경기로 결과 확정…각오 다지는 선수들

지난해 12월 1일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마지막 라운드가 열리기 직전 경기장소인 울산종합운동장에 K리그1 우승 트로피가 놓여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단 한 경기에 모든 게 달렸다. 프로축구 K리그1이 우승과 강등이 결정되는 시즌 마지막 라운드를 주말에 벌인다. ‘라이언킹’ 이동국의 완벽한 은퇴식을 준비하는 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와 대역전을 노리는 울산 현대의 우승 대결을 비롯해 ‘지옥행’ 열차를 피하려는 부산 아이파크와 성남 FC, ‘잔류왕’ 인천 유나이티드까지 각 구단의 운명이 걸린 승부다.

전북 ‘라이언킹의 해피엔딩을 위해’
전북 현대 이동국이 지난 5월 8일 개막전에서 수원 삼성을 상대로 득점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은 다음달 1일 대구 FC를 홈구장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의 애칭)으로 불러들여 하나원큐 K리그1 2020 27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승점 3점 차 선두인 전북 선수단은 역전의 여지조차 남기지 않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단은 지난 25일 울산과의 경기 뒤 통상 주어지는 이틀간의 휴가 기간을 자진 반납하고 훈련에 몰두했다.

전북이 시즌 마지막 경기에 이르러서야 우승을 결정짓는 일 자체가 대역전극이 벌어진 지난 시즌 정도를 제외하면 흔한 일이 아니기에 선수들의 다짐도 남다르다. 전북 관계자는 “고참급 선수들을 중심으로 홍정호 손준호 최철순 이용 한교원 김보경 등이 주도해 휴가를 반납하자고 제안했다”면서 “다른 선수들도 이견 없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은 팀의 상징이자 최고참 이동국의 은퇴경기라 더 남다르다. 이동국은 28일 열린 은퇴식에서 “아내가 ‘마무리는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한다. 지금이 그 순간’이라고 했다”면서 “마지막 경기 우승컵을 드는 자리에 제가 있다면 더 기쁠 것 같다. 그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길”이라고 말했다. 경기 직후 열릴 이동국의 은퇴식을 화려하게 수놓는 데는 우승컵만한 게 없다.

재역전 바라는 울산 ‘할 수 있는 걸 하자’
울산 현대 주니오가 지난달 6일 광주 FC와의 경기에서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쟁자 울산은 같은 날 광주 FC와의 경기를 홈구장 ‘빅크라운’(문수축구경기장의 애칭)의 팬들 앞에서 치른다. 이 경기를 이기고 전북이 진다면 시즌 내내 쌓아놓은 득점 덕에 역전 우승이 가능하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울산이 우승을 내줬듯 같은 일이 전북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전북을 상대할 대구의 최근 경기력이 좋다는 점도 울산에게 희망적이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울산 선수단은 비교적 담담하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걸 하자는 분위기다. 이 관계자는 “주장인 신진호, 최고참인 이근호가 선수들을 격려하며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면서 “우승도 우승이지만 리그 마지막 경기이자 홈경기인만큼 팬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겠다는 다짐”이라고 설명했다.

세간에는 울산이 우승에 실패할 시 구단이 김도훈 감독과 계약을 연장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계약 기간이 연말까지이기 때문에 구단 수뇌부가 다른 결단을 하지 않는 이상 김도훈 감독이 이어지는 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까지 소화하는 게 유력하다. 만에 하나 그가 물러나더라도 김인수 코치에게는 ACL 출전에 필요한 P급 지도자 자격증이 있어 대행을 맡길 수 있다.

분위기 탄 ‘잔류왕’의 자신감
인천 구단이 선수단의 이동경로에 29일 설치한 현수막.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최하위 인천의 팀 분위기는 외려 좋다. 인천 관계자는 “지난 부산과의 홈경기 승리가 워낙 극적이었기에 ‘해보자’ ‘모든 걸 쏟자’는 분위기가 선수단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전을 이뤄낸 조성환 감독을 향해 선수단의 신뢰도 두텁다. 오히려 자신감이 지나쳐 방심으로 이어지지 않을까가 걱정될 정도다. 인천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 서울을 상대로 원정을 나선다.

구단에서도 선수단 격려를 위해 이벤트를 준비했다. 인천 관계자는 “경기 전날 인천문학경기장 훈련 뒤 버스를 타고 서울의 숙소로 향할 길목에 선수들이 볼 수 있도록 팬들의 메시지가 적힌 현수막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현수막은 제2경인고속도로 진입로에 설치돼 주말 고속도로를 지나는 일반인들도 볼 수 있다.

현수막에는 ‘앞만 보라. 옆은 동료가, 뒤는 팬들이 지켜줄 것이다’ ‘내일이 우리의 2021년을 만든다’ ‘그대들은 인천의 자존심, 영웅이 되어 귀환하라’ 등 문구가 새겨진다. 팀의 외국인 선수 무고사와 아길라르, 마하지의 모국어로 선수의 본명을 부르며 감사를 나타내는 문장도 현수막에 쓰인다. 마하지의 경우 호주 국적이지만 케냐계 가족인 점을 감안해 케냐어로 메시지가 적힌다.

‘서로가 배수진’ 부산·성남 ‘도로 지옥행은 없다’
성남 FC 나상호가 지난 6월 27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공을 드리블하는 부산 아이파크 이정협을 가로막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로를 이겨야 자력 잔류할 수 있는 부산과 성남은 비장하다. 두 팀은 31일 성남의 홈구장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대결한다. 성남은 지난 라운드 상승세의 수원 삼성을 상대로 짜릿한 승리를 맛보며 반전에 성공했다. 부산은 인천에 석패를 당했지만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고 현재도 세 팀 중 순위에서 가장 앞서 확률상으로는 잔류 가능성이 가장 높다.

부산은 지난 시즌 천신만고 끝에 1부 승격을 이룬 팀이다. 그 때문에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각오가 선수단에 가득 차 있다. 부산 관계자는 “이정협이나 이동준, 주장 강민수나 부주장 박종우 등을 중심으로 지난 인천전 직후에도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자고 선수단이 다짐을 했다”면서 “경기 준비에 선수들이 직접 나서서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절함은 성남도 마찬가지다. 최고참 김영광과 서보민 연제운 등 2부를 경험한 선수들이 남아있기에 승격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잘 알고 있다. 징계로 결장했던 김남일 감독이 다시 벤치에 돌아온다는 점도 선수단의 투지를 다지는 데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성남 관계자는 “지난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감독이 ‘딴 데는 신경쓰지 말고 우리 할 일을 하자’며 선수단을 격려했다”면서 “선수들도 지난 경기 승리로 열심히 해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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