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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봉쇄 카드 꺼내든 독일·프랑스… ‘코로나 피로’ 우려도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이 현실화되자 프랑스와 독일이 다시 봉쇄 카드를 꺼내 들었다. 1차 대유행 때 전면 봉쇄령을 내렸던 유럽 국가들은 경제적 피해와 국민적 불만을 우려해 그동안 봉쇄 재개에 소극적이었으나 확진자 수가 다시 폭발적으로 늘면서 고육책을 내놓은 것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대국민 담화에서 30일 0시부터 최소 한 달 동안 프랑스 전역에 봉쇄령을 내린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다른 이웃 국가들처럼 프랑스에서도 바이러스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전 유럽이 확산 속도에 경악하고 있다”면서 “2차 대유행은 1차보다 더욱 강력하고 치명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식당과 술집 등 비필수 대중시설은 봉쇄 기간 동안 영업이 금지된다. 출·퇴근을 위한 이동은 허용되지만 가능한 한 재택 근무가 권장된다. 공장과 농장은 보건 수칙을 지킨다는 전제 하에 가동할 수 있다. 초·중·고교는 정상 운영되지만 대학은 온라인 강의만 가능하다. 노인요양시설과 병원 방문, 묘지 참배, 장례식 참석은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등 지난 3~5월에 실시한 1차 봉쇄보다는 다소 완화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이번 봉쇄 조치는 현재 4만~5만명을 넘나드는 일일 확진자 수가 5000명 안팎으로 줄어들 때까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현재 확진자 증가 추세가 계속될 경우 다음 달 중순쯤 프랑스 전역의 중환자 수용 능력이 한계점에 다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에서는 이달 들어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면서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 지역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나라가 됐다.

독일도 같은 날 프랑스와 비슷한 조치를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다음 달 2일부터 한 달 동안 레스토랑과 술집, 체육관, 공연장, 극장을 폐쇄토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전역의 호텔은 여행객을 받을 수 없으며 10명을 초과하는 인원이 참석하는 모임도 금지된다. 다만 유치원과 학교는 정상 운영하며 상점과 미용실도 영업이 허용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8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책 발표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독일 역시 2차 대유행이 가시화된 상황이다. 독일 보건부 산하 로베르트코흐연구소는 29일 기준 독일 전역의 일일 확진자가 1만6774명이라고 밝혔다. 전날인 28일 확진자가 1만4964명으로 집계돼 코로나19 확산 이후 독일 최고 기록을 경신했는데 하루 만에 다시 2000명 가까이 늘어났다. 메르켈 총리는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지금과 같이 유지될 경우 몇 주 안에 보건 체계가 한계를 맞을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을 주도하는 두 나라가 봉쇄 카드를 꺼내면서 이웃 국가들도 유사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봄 1차 대유행 당시 혹독한 봉쇄령을 경험했던 유럽인들이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할지 우려스럽다는 시각도 있다. 우르슬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코로나 피로감’이라는 두 개의 적과 상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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