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만에 3명 숨졌다…산불감시원 체력시험 어떻길래

산불감시초소에 있는 산불감시원. 기사내용과 무관한 사진. 뉴시스

산불감시원 체력검정 시험에 응시한 60~70대 지원자가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체력검정 시험 방식과 산불감시원의 자격 조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경북 군위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10분쯤 군위군 동부리 산길에서 산불감시원 지원자 A씨(59)는 15㎏짜리 펌프를 지고 약2㎞를 이동하는 체력검정 시험에 응했다. 이후 휴식을 취하던 A씨는 호흡곤란 증상을 느껴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후 119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을 거뒀다.

앞서 지난 22일에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에서 71세 B씨가 산불감시원이 되기 위해 15㎏ 등짐펌프를 등에 지고 언덕이 있는 도로 2㎞를 걷는 시험을 치르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지난 21일에는 울산 북구에서는 산불감시원을 뽑는 체력검정 시험에서 15㎏짜리 물통을 메고 운동장 1㎞ 구간을 약 12분 안에 왕복하던 60살 C씨가 종착점에 도착한 뒤 쓰러져 사망했다.

군위군청 홈페이지 캡처

작년에 비해 올해 체력 시험 과정에서 사고가 많이 난 것은 체력 시험 기준이 한층 강화됐기 때문이다. 군위군청에 게시된 ‘2018년 가을철~2019년 봄철 산불감시원 모집 공고’에 따르면 당시 체력 시험은 15㎏짜리 펌프를 지고 단거리 달리기를 통해 순발력과 근력 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올해는 15㎏짜리 펌프를 지고 1.3㎞를 이동하는 것으로 기준이 강화됐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 감시원은 신속하게 출동해 불을 진화해야 하는데, 연세가 너무 많은 분들은 신고 단말기를 눌러 산불을 신고하고 직원에게 보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를 위해 산불이 주로 발생하는 5부 능선, 7부 능선까지 올라갈 수 있는 지구력, 기본적인 체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잇따른 사고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산불감시원 선발 기준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시험 응시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이었던 만큼, 1.5㎏의 물통을 지고 2㎞를 뛰는 것은 응시자의 나이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시험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군위군청 홈페이지 캡처

일각에서는 산불감시원의 주 업무가 체력적인 활동을 요구하는 일이니 만큼 노령자를 고려해 시험 방식을 바꿀 것이 아니라 선발 기준에 나이 제한을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경북 군위군청에서 발표한 산불감시원 공고에 따르면 산불감시원 신청 자격에는 별도의 나이 제한이 없다. 소재지(군위)에 거주하는 국민으로서 만 18세 이상이면 지원 가능하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감시원의 체력 시험 방식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체력시험 방식과 관련해서는 지자체 의견을 수렴해서 체력 검증 내용 수정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연령 상한은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국민이 일할 수 있는 권리, 일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고용법 상 연령 제한은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남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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