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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봉쇄’에 또다시 문닫는 공연장

이탈리아, 독일은 최소 한달간 공연장 폐쇄… 프랑스도 외출 금지에 따라 공연 어려워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 전경.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의 재확산에 지난 25일 공연장, 영화관 등에 대해 최소 1개월간 문을 닫으라고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유럽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폭발적인 재확산으로 조심스럽게 공연을 재개해오던 각국 공연계가 또다시 타격을 받고 있다. 재봉쇄 조치를 내리는 국가와 지역이 늘면서 공연장과 콘서트홀 역시 문을 닫게 됐기 때문이다.

독일과 프랑스는 28일(현지시간) 나란히 전역에 봉쇄령을 내렸다. 독일은 내달 2일부터 한 달간 음식점, 주점 등의 요식업종과 영화관, 공연장 등 여가 시설의 문을 닫는 부분 봉쇄에 들어간다. 또 프랑스는 오는 30일 0시부터 최소 다음달 말까지 불필요한 외출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당과 술집 등 비필수 대중시설은 봉쇄 기간 동안 영업이 금지된다. 공연장에 대해서는 공식적 언급은 없었지만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프랑스는 파리 등 대도시에서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의 통금을 실시했었는데, 프랑스 공연장들은 공연을 취소하거나 낮 시간대로 앞당기기도 했다.

이탈리아에서도 지난 25일 코로나 재확산에 최소 한 달간 음식점, 주점 등의 요식업종과 영화관, 공연장 등 여가 시설의 문을 닫는 부분 봉쇄에 들어갔다. 이탈리아 출신의 유명 지휘자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는 정부에 “철저하게 방역을 지킬테니 공연장 문을 열게 해달라”는 공개 탄원서를 발표했지만 “방역에 예외는 없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의 이 같은 조치는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해진 데 따른 것이다. 프랑스에는 지난 9월 중순 봄보다 많은 1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 이후 빠르게 상황이 악화돼 최근 4~5만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탈리아도 확산세가 날이 갈수록 가팔라져 최근 2만명대를 연일 기록중이다. 독일도 상황이 비슷해서 1만명을 연일 넘기고 있다. 28일엔 1만7000명에 육박하는 신규 감염자가 나왔다.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은 코로나19 초기에 몇 주에 걸쳐 전국 단위 봉쇄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 때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업종 가운데 하나가 공연계였다. 공연장이 문을 닫고 축제가 취소되면서 대부분 프리랜서인 공연계 종사자들 상당수가 실직 상황에 내몰렸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유럽에서는 5~6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해 조심스레 문을 여는 공연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관객은 마스크 착용 등 기본 방역 수칙 준수가 의무화됐고 무대에도 연주자 간 거리두기가 이뤄졌다. 물론 전체 객석 가운데 25~30% 정도만 팔 수 있는 거리두기 탓에 수익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프랑스 파리오페라하우스 가르니에 극장의 전경. 프랑스는 지난 9월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공연장을 재개관 했지만 코로나19의 폭발적인 재확산에 따른 통금과 봉쇄가 이어지면서 또다시 파행을 겪게 됐다. 위키피디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성공적 개최는 유럽 공연계에 희망을 줬다. 좌석 거리두기를 피할 수 없었으며 대면공연과 온라인공연의 병행이 이뤄져야 했지만 무대 위 거리두기를 완화해 사실상 공연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문제 없이 한달간의 축제가 막을 내린 이후 유럽 각국에서는 2020-2021시즌이 시작되는 9월부터 차례차례 공연장을 열었다.

프랑스는 아예 좌석 거리두기 없이도 공연장과 스포츠 경기장에 5000명까지 운집하는 것을 허용하기도 했다. 파리 국립오페라하우스는 코로나19 때문에 예년보다 2개월 늦은 11월 개막을 발표했다가 9월로 앞당기기까지 했다. 프랑스 정부가 이 같은 방침을 결정한 것은 코로나19와 싸우면서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다.

프랑스 외에 유럽 곳곳에서 코로나 장기화에 맞춰 공연 문화와 시스템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독일에서 코로나19 여파 속 콘서트의 지속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 행해진 것은 대표적이다. 라이프치히의 할레 대학 연구진은 18∼50세의 자원봉사자 1500명을 모집해 싱어송라이터 팀 벤츠코의 콘서트를 각각 다른 조건에서 세 차례 진행했다. 방역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 방역 수준을 높였지만 거리두기는 하지 않은 상황, 1.5m 간격으로 거리두기를 강화한 상황이 설정됐다. 참가자 모두는 코로나19 테스트를 받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추적 장치를 달았다. 하지만 유럽에서 코로나19의 폭발적인 재확산에 따른 2차 봉쇄로 공연계의 노력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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