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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세 자릿순데…오늘부터 ‘여행·외식’ 소비쿠폰 발행 논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내려갔지만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30일인 오늘부터 여행과 외식을 장려하는 소비쿠폰을 발행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다시 세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온라인 곳곳에선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 핼러윈데이(31)가 코앞으로 다가와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쿠폰을 발행해 여행과 외식을 장려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핼러윈데이 자제를 당부했던 방역당국과 달리 정부는 내수를 회복하겠다며 방역 체계에 위협이 되는 정책을 내놨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은 “소비쿠폰 발행했다가 집단감염 발생하면 또 시민탓 할 거냐” “핼러윈에 자제하라더니 여행과 외식 장려는 무슨 경우지?” “병주고 약주는 정책 이젠 지겹다” “세금 좀 제대로 쓰자”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 반면 “숙박업과 외식업을 살리기 위한 좋은 정책이다” “자영업자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 “방역대책만 잘 세우면 괜찮을 듯” 등의 옹호 의견도 있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지난 28일 ‘숙박‧여행‧외식 할인권 등 관광 내수 재개방안’에 대한 논의를 거쳐 30일인 오늘부터 1112개 여행상품에 대해 30% 할인받을 수 있는 여행 할인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3회 외식을 할 때 4회차 때 1만원을 환급해주는 외식할인지원 캠페인도 시행한다.

다음 달 4일부터는 여행자 100만명에게 3만원, 4만원 할인권을 제공하는 숙박 할인도 재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농촌관광 상품’ ‘유원시설 이용 할인’ 등도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재개한다. 중대본 관계자는 “앞으로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할 경우 해당 사업을 다시 취소‧연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숙박‧여행‧외식할인 프로그램을 마련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높아져 이를 잠시 중단했었다. 이후 지난 12일부터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되면서 영화관 등을 시작으로 각종 할인 지원을 재개했다.

그러나 전날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세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재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어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103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2만614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 의류업체와 관련해 지난 26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종사자, 가족 등 7명이 추가 확진됐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중학교와 관련해서는 지난 25일 이후 학생, 가족, 지인 등 총 8명이 감염됐다.

용인시 동문 골프모임은 전날 3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날 가족, 지인, 골프장 내 식당 직원 등 11명이 추가 확진됐다. 누적 확진자는 총 42명이다. 이들은 골프모임과 식사 자리에서 감염된 뒤 직장 내 모임 등에도 참석하면서 추가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서대문구에서는 보건소 직원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보건소가 폐쇄됐다.

이처럼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데다 오는 31일 핼러윈데이까지 앞두고 있어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핼러윈데이를 기점으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가을철 들어서 각종 행사·모임·여행 등이 증가함에 따라 유행이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정부는 연일 핼러윈데이에 클럽과 주점 등의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대책을 내놓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9일부터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클럽과 감성주점 108곳에 전담 책임관리 공무원을 업소 당 2명씩 지정해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업소에 대해서는 즉시 집합금지 조치를 내리다는 방침이다.

박유미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통제관(시민건강국장)은 핼러윈데이와 관련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과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클럽 등 춤추는 유흥시설에 대한 집중적인 현장점검과 적발시 ‘즉시 집합금지’ 조치 등 방역관리를 강화해 코로나19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지자체와 경찰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합동으로 다음 달 3일까지 클럽, 주점 등 유흥시설 1만7820곳을 점검한다. 이태원, 홍대클럽거리, 강남구 논현동·청담동 등 7개 지역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아울러 핼러윈 판촉행사(프로모션)를 실시하는 호텔과 롯데월드를 대상으로 방역수칙 준수 여부와 방역 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다만 이태원, 강남, 홍대 등에 있는 대규모 유명 클럽들은 지난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자체적으로 휴업을 결정했다. 이 중에는 지난 5월 확진자가 발생했던 이태원의 한 대형 클럽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젊은이들 사이에선 레지던스나 호텔, 파티룸을 빌려 소규모로 파티를 즐기려는 움직임이 있어 안심할 순 없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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