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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檢 자성해야”…‘물타기’ ‘색안경 낀 아이’ 비판 댓글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을 맡고 있는 임은정 부장검사가 “검찰도 자성이 필요하다”는 글을 30일 검찰 내부망에 올렸다. 그에 대해 일선에선 “물타기로 보인다”는 싸늘한 반응이 나왔다. 한 검사는 “임 부장검사의 말처럼 자성을 하기 위해서라도 살아있는 권력을 단호히 비판하고 수사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답글을 달았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게시판인 이프로스에 “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형이 확정됐다”며 2007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을 무혐의 처분한 것을 언급했다. 아울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과 고 김홍영 검사 사망 사건 등을 언급하며 “검찰의 업보가 너무 많아 비판을 받고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임 부장검사는 “마땅히 있어야 할 자성의 목소리가 없는데, 우리 잘못을 질타하는 외부에 대한 성난 목소리만 있어서야 어찌 바른 검사의 자세라 하겠느냐”고 검찰의 반성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성난 동료들이 많아 또한 욕 먹을 글인 것을 알지만, 종래 우리가 덮었던 사건들에 대한 단죄가 뒤늦게나마 이뤄지고 있는 이때 자성의 목소리 하나쯤은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 부장검사의 글에 대한 검찰 내부 반응은 대부분 싸늘했다. 한 검사는 “죄송하지만 제게는 물타기로 들린다. 더 죄송스러운 말씀을 드리자면 이제 부장님을 정치검사로 칭하는 후배들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댓글을 남겼다. 다른 검사는 “검찰개혁이 필요하단 점에 동감한다”면서도 “다만 임은정 연구관 혼자만 자성하고 나머지는 자성하지 않는다는 듯한 주장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는 “현재 진행되는 것은 이론의 여지 없이 무조건 검찰개혁이고, 이에 반대하면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이냐”며 “그 방향의 무오류와 의도의 순수성에 대해 어떠한 의심도 허용되지 않느냐”고 따졌다. 한 수사관은 “요리사는 칼의 위험성을 알아 함부로 칼을 들지 않는다”며 “감찰업무가 그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부장검사를 가리켜 “칼날만 아는 어린아이가 색안경을 낀 격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한 검사는 “임 부장의 말처럼 자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또 다시 수년 후 지연된 정의에 대한 자성을 하지 않기 위해 오늘 우리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 그릇된 우리 내부자에 대해서 단호히 비판하고, 법 위반이 있으면 수사하고, 단죄하는 용기를 가져야한다”고 댓글을 남겼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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