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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하자 치유 문건, 옵티머스 ‘비밀의 방’에 있었다

금융감독원 직원, 증거인멸 정황 증언
펀드 사기 주도 인물로 김재현 대표 지목


옵티머스자산운용 측이 지난 6월 금융감독원의 현장검사에 대비해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을 이른바 ‘비밀의 방’에 숨겼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게 대부분의 자금이 흘러갔다는 진술도 현출됐다.

김 대표 등의 펀드 사기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부장판사 허선아)는 30일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검사국 소속 직원 정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정씨는 옵티머스 측이 금감원 현장검사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컴퓨터를 ‘비밀의 방’이라 불리는 별도 사무실로 옮긴 사실을 확인했고, 이 사무실에서 최근 언론에 보도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 등을 발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사무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한 곳에 김재현 대표의 개인 사무실이 있었다”고 밝혔다.

옵티머스 측이 만든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과 ‘대책 문건’ ‘구명 로비’ 문건 등은 옵티머스 사기 사건이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이어지는 도화선 역할을 한 서류다. 이 문건들에는 옵티머스 측이 사업 추진과 투자 유치를 위해 진행한 작업과 청와대와 여당 등 관계자 20명의 이름이 적혔다.

금감원이 비밀의 방을 확인한 건 지난 6월 23일이었다. 금감원은 지난 6월 15일 “일주일 뒤 현장검사를 나가겠다”고 옵티머스 측에 예고한 상태였다. 그런데 옵티머스 측이 같은 달 18일 환매중단을 하자 다음 날 급히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이후 나흘 만에 옵티머스 측이 증거인멸·은닉을 위해 문건들을 숨겨놓은 공간이 발견됐다. 검찰은 이를 전해들은 직후인 지난 6월 24일 옵티머스의 비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옵티머스 사기 사건의 공범들의 사이가 벌어진 정황도 이날 공판에서 드러났다. 피고인 중 한 명인 윤모 옵티머스 이사(변호사)는 금감원 검사가 진행되자 입을 맞추기로 했던 입장을 바꿔 금감원 검사에 협력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윤 변호사는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의 남편으로 옵티머스에서 법률 검토를 맡았던 인물이다.

윤 변호사 측 변호인은 “윤씨가 정씨(금감원 직원)에게 보낸 문자를 보면 조사에 대한 협조 내용이 많이 담겼다”고 말했다. 정씨도 현장검사가 이뤄진 6월 19~22일 윤 이사가 심경의 변화를 느껴 협조했다고 증언했다.

사기 사건을 주도한 건 김 대표로 보인다는 증언도 나왔다. 검찰이 당시 옵티머스 임원진 각자의 역할을 묻자 정씨는 “누가 제일 많이 주도적이었느냐 판단하는 기준은 실제 그 돈을 누가 많이 썼는지 여부로 판단된다”며 “일단 김재현 대표가 상당 부분을 썼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증언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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