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건강 돋보기] 통풍, 맥주 아닌 소주 마시면 괜찮다?

모든 종류의 술, 원인인 요산 수치 상승시켜

찬바람 부는 가을·겨울에 통증 심해져

다사랑중앙병원 제공

바람만 스쳐도 아플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불러오는 통풍(痛風). 최근 통풍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관련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잘못된 지식이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통풍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5년간 통풍 환자는 무려 38.1% 증가했다.

통풍은 체내에 필요 이상 많이 생산되거나 콩팥을 통해 제때 배출되지 못한 ‘요산’이 관절 조직에 결정(크리스탈) 형태로 쌓여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주로 중·장년 성인 남자에게 발생하고 최근 비만 인구가 늘면서 20·30대에서도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요산은 단백질의 일종인 ‘퓨린’이 대사되면서 생성된 찌꺼기로, 퓨린은 육류와 주류에 다량 함유돼 있다. 그 중에서도 맥주는 대표적 통풍 위험 인자로 알려져있는데 이로 인해 다른 술은 마셔도 괜찮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전용준 원장은 31일 “일각에서는 맥주에 비해 퓨린 함량이 적은 소주를 마시면 통풍 위험이 줄어든다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모든 종류의 술은 통풍의 원인인 요산 수치를 상승시키므로 주종을 따지기보단 과음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술에 포함된 알코올은 요산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을 막고 혈중 요산의 합성을 증가시켜 통풍을 악화시킨다. 실제로 최근 통풍 환자 10명 가운데 7명이 통증 악화의 주요인으로 ‘술’을 꼽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 치맥이 통풍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여름철 질환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데 실상 통풍 증상은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점차 심해진다. 기온이 낮아지면 체온이 떨어져 관절에 요산이 더 쉽게 침착되기 때문이다.

전 원장은 “요산은 따뜻할 때보다 추울 때 고체 상태가 되기 쉬워 일교차가 큰 날씨나 따뜻한 곳에서 추운 곳으로 갑자기 이동할 경우 통증이 심해진다”며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오는 겨울이 되면 운동량이 감소하고 연말 술자리가 늘어나 통풍 발작의 빈도가 더욱 잦아진다”고 설명했다.

통풍은 만성화되면 발가락, 발목, 무릎, 손가락 등에 통풍 관절염뿐 아니라 다른 전신성 대사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통풍 발작은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건강하게 지내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새벽에 엄지 발가락이 부어오르면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 식이다.
보통 이런 증상은 3∼10일 사이에 자연히 소실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발작 횟수가 늘고, 결국 발가락 관절은 물론 무릎 및 손가락 관절까지 번지게 된다.

따라서 통풍을 장기간 방치하면 류머티즘성 관절염처럼 여러 관절의 변형을 초래해 장애를 일으키게 되며 요산 결정이 콩팥 및 요로에 쌓이게 돼 콩팥염이나 요로결석을 유발할 수도 있다.

통풍을 예방하고 증상의 악화를 막기 위해선 식이 조절이 필수적이다. 특히 알코올은 통풍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이므로 술이라면 종류에 상관없이 마시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 원장은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한다면 주종이 아닌 음주량에 유의해 되도록 적게 마셔야 한다”며 “안주로는 튀긴 음식, 붉은 고기류, 고열량 음식 보다는 상대적으로 퓨린이 적게 포함된 과일, 두부, 달걀과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통풍은 추위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으므로 실내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외출 시 관절 부위를 따뜻하게 보온해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다음은 통풍 예방을 위한 6가지 생활 수칙이다. ①적절한 운동과 체중 관리는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칠 경우 오히려 통풍 발작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②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다면 이에 대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③통풍 발작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있거나 콩팥 기능에 이상이 있는 환자는 요산을 많이 함유한 동물의 간, 콩팥, 뇌, 내장 등의 섭취를 줄이고 꽁치와 고등어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④과음을 삼가도록 한다. 특히 맥주와 독주가 좋지 않다. ⑤하루에 10잔 이상 물을 충분히 마신다. ⑥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은 통풍 발작의 빈도를 줄여 준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