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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효력 없다”던 정정순, 자진 출두 땐 “늘 검찰 출석 입장”


국회 동의를 거쳐 체포영장이 발부된 더불어민주당 정정순(청주 상당) 국회의원이 31일 검찰에 자진 출두하면서 “언제나 (검찰) 출석 입장이었다”고 말했다.이는 체포동의안 표결 전날 동료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내 “검찰의 수사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 “이 체포영장은 이미 효력을 잃었다” 등의 발언과 배치되는 대목이어서 눈길을 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쯤 청주지검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정 의원은 어두운 모습으로 타고 온 차량에서 내렸다. 이어 취재진을 향해 “저로 인해 국민과 청주시민, 유권자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또 “그동안 검찰 출석을 하지 않겠다고 한 적은 없다. 언제나 출석 입장이었다”며 “깨끗한 정치인으로 살고자 하는 소망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내가 말씀드릴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청주지법 신우정 영장전담판사는 전날 오전 0시쯤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 의원의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29일 오후 3시쯤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지 9시간여 만이다.

체포영장 발부되면서 검찰은 강제적으로 정 의원 신병확보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정 의원이 스스로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함에 따라 논의 끝에 자진 출두로 가닥을 잡았다. 검찰이 조사실 내에서 영장을 집행하면 체포시한인 48시간까지 조사가 이뤄진다.

검찰은 정 의원이 4·15 총선에서 회계 부정을 저지르고, 청주시의원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정 취득한 자원봉사센터 회원 정보를 선거에 이용한 혐의도 받는다. 청주지검은 8차례 소환을 통보했지만 응하지 않자 지난달 28일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이후 정부는 국회에 체포동의안을 제출했다.

이에 정 의원은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게 친전을 보내 “검찰은 확인되지도 않은 피의사실을 언로에 흘려 피의자의 방어권을 무력화시켰다”며 “정당한 이유 없이 검찰의 출석에 불응하지도 않았고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도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본 의원이 검찰의 출석 요청에 대해 출석을 할 수 없는 사정을 누누이 정중하게 설명하고 연기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지난 9월 28일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한 정 의원은 “검찰의 이런 수사 방식에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체포영장마저 지난 15일 이미 효력을 잃었다”고 주장한 정 의원은 “이제 검찰의 칼(刀)과 의원 동지의 검(劍), 그 둘 중 하나는 버려야 할 시간이 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회를 기만하고 인격을 말살하는 검찰의 권력 행사에 대해 300명의 동료 의원을 대신해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이 길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판단해달라”고 사실상 반대표를 호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표결해 찬성 167표, 반대 12표로 가결했다. 민주당 의원 170명이 표결에 참여했는데 대부분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청주지법은 30일 0시쯤 정 의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검찰은 자진 출석한 정 의원을 상대로 연루자 증언과 증거자료 등을 토대로 부정 의혹을 집중해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 등의 강수를 둘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검찰이 다시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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