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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밍아웃 검사’와 또 맞선 추미애 “불편한 진실 이어져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9일 오전 제주시 이도일동 제주스마일센터에서 열린 개소식 행사장에 앉아있다.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으로 알려진 박찬호(왼쪽) 제주지검장이 앉아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는 추 장관이 지휘권과 감찰권을 남발한다고 비판한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 공개 비판하면서 불거진 검찰 내부의 ‘연쇄 반발’, 이른바 ‘커밍아웃’ 검사들을 겨냥한 것이다.

추 장관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편한 진실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외면하지 않고 직시할 때까지 말이다. 나도 이 정도인지 몰랐다”는 글과 함께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공유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9일 추 장관이 “커밍아웃해 주면 개혁만이 답”이라며 공유했던 기사를 쓴 강진구 경향신문 기자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공유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 캡처

강 기자는 전날 페이스북에 “추 장관을 상대로 ‘검찰개혁은 근본부터 잘못됐다’는 결기를 보인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가 아직 기자를 상대로 아무런 반응이 없다”며 “장관을 상대로 직언할 용기를 가진 검사가 동료검사의 치부를 감춰주기 위한 온갖 직권남용에 공문서위조 의혹까지 제기한 기자에 아무런 항의를 하지 않는다는 건 뭘 의미하는 걸까”라고 반문했다.

다음은 김용민 이사장이 공유한 페이스북 게시물

By Jinkoo Kang 강진구 기자님 글

추미애 장관을 상대로 ‘검찰개혁은 근본부터 잘못됐다’고 결기를 보인 이환우 검사가 아직 기자를 상대로 아무런 반응이 없군요. 장관을 상대로 직언할 용기를 가진 검사가 동료검사의 치부를 감춰주기 위한 온갖 직권남용에 공문서위조 의혹까지 제기한 기자에 아무런 항의를 하지 않는다는 건 뭘 의미하는 걸까요. 이 상황에서 침묵은 ‘금’이 아니라 ‘독’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텐데요.

 하지만 이 검사를 대신해 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외로운 이환우 검사를 도와주고 있군요. 장관이 고작 평검사가 직언을 했다는 이유로 그의 과거 이력까지 들춰서 공격을 하고 있는게 적절하냐는 거죠. 춘천지검의 천정배 전 장관 사위라는 최모 검사를 시작으로 추장관을 비토하는검사들 넋두리를 아무 비판없이 생중계하면서 말이죠.

 안타깝지만 현재 검사들 상대로 ‘당신들이 검찰개혁 방향이 잘못됐다고 말 할 자격이 있느냐’고 지적하는 중앙언론사들은 보이지 않네요. 제가 몸담고 있는 경향신문도 마찬가지고요. 변상욱앵커가 진행하는 YTN ‘뉴있저’에서 유일하게 제가 1년전 썼던 <통제받지 않는 권력과 그늘>시리즈 1편 ‘동료검사 약점 노출 막으려 피의자 20일간 구금에 면회까지 막은 검사’를 비교적 상세히 소개하며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검사들의 민낯을 살짝 보여주시더군요.

지금도 이 기사를 작성할때만 생각하면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습니다. 경찰서 유치장 구금기간까지 포함해 27일간을 가족들과면회는 물론 서신, 전화교통까지 막으며 수사를 진행하고 수사관 입회도 없이 조사를 진행하면서 피의자에 막말을 퍼부은 검사가 제가 ‘피의자 인권’만 언급하면 피해자인 ‘여검사의 인권’을 거론하며 취재를 막으려했죠..

거짓말까지 섞어가며. 당시 이환우 검사를 두둔해 거짓해명을 했던 인천지검 차장,부장검사들은 제 기사가 나온뒤 얼굴이 화끈거렸을겁니다. 물론 그분들의 ‘수치 감수성’을 제가 알지 못하는 만큼 아무런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겠네요.

1년전 뉴스타파에서 <죄수와 검사>시리즈로 큰 반항을 얻을때 저 역시 <통제받지 않는 권력과 그늘>시리즈를 통해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허나 회사에서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죠. 그래서 할 수 없이 데스크들과 상의없이 온라인으로만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박재동 화백 가짜미투의혹사건 사례를 적용한다면 무단전송으로 징계를 받을만한 일이었죠..

경위야 어떻든 이환우 검사에게 미안함과 동시에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그가 추장관 상대로 평검사들의 올곧은 목소리를 대변하는 ‘검찰권 독립의 전사’로 부각되면서 1년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제 기사도 다시 주목을 받게됐으니까요.
 
내친김에 <통제받지 않는 권력과 그늘>시리즈2 ‘경찰수사권을 사적 보복수단으로 활용한 검사’도 공유합니다.
문자협박을 받았다는 여검사의 피해신고가 있지마자 피해자진술조서도 작성되기전 광역수사대 소속 경찰관 5명이 출동해서 심야에 피의자를 긴급체포합니다.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평소 강력부 검사들의 지휘를 받은 팀장이 비번임에도 호출을 받고 검거작전에 투입됩니다. 여검사의 동료검사인 강력부 이환우검사는 당직도 아닌데 검사실에 기다리고 있다가 경찰이 긴급체포영장을가져오자 곧바로 승인을 해줍니다.

이 모든 과정을 인천지검 차장검사는 검사의 통상적인 피해신고에 따른 절차일뿐 검찰이 경찰수사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해명합니다. 이 말도 안되는 해명을 깨기 위해 저는 1년간 정보공개청구를 비롯해 각종 증거를 수집해야했습니다.결국 이환우검사는 ‘검찰 지휘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실토했습니다. 무소불위 검찰권력이 민주적통제를 받지않는한 검찰이 경찰수사지휘권까지 사적보복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었죠. 탐사전문기자직을 박탈당한 지금도 제 눈에는 기자들이 정작 관심을 가져야할 취재거리가 널려있는데 잘 안보이는 모양입니다.

그러니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터졌는데도 검찰개혁 이슈가 자꾸 산으로 갑니다. 추미애·윤석열 갈등만 부각시키거나 검사들의 뻔뻔한 ‘입방정’만을 단순히 중계방송하는 것은 기자들이 할일이 아닙니다. 그건 진중권, 서민에게 맡겨두세요. 지금의 검찰조직과 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집는 기사들이 더 많아지길 빕니다. 대한민국 기자들 화이팅입니다.


“당시 이환우 검사를 두둔해 거짓해명을 했던 인천지검 차장, 부장검사들은 제 기사가 나온 뒤 얼굴이 화끈거렸을 것”이라고 한 강 기자는 “경위야 어떻든 이환우 검사에게 미안함과 동시에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 그가 추 장관 상대로 평검사들의 올곧은 목소리를 대변하는 ‘검찰권 독립의 전사’로 부각되면서 1년 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내 기사도 다시 주목받게 됐다”라고 했다.

앞서 이 검사는 지난 2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실명으로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제목의 비판글을 올렸다. 글에는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지휘권‧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먼 훗날 부당한 권력이 검찰장악을 시도하며 2020년 법무장관이 행했던 그 많은 선례들을 교묘히 들먹이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썼다.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한 검사가 피의자 면회를 막았다’는 내용이 담긴 강 기자의 기사를 공유하며 “이 검사를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인물”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추 장관도 같은 날 해당 기사를 공유한 뒤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고 저격했다.

전·현직 장관이 평검사를 공개 저격하자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로 알려진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는 이프로스에 ‘장관님의 에스엔에스(SNS) 게시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검사를 지지하는 한편 추 장관을 비난했다.

“이환우 검사가 최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감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 개혁의 핵심 철학과 기조가 훼손됐다고 우려를 표한 것이 무슨 관계냐”고 한 최 검사는 “혹시 장관님은 정부와 법무부 방침에 순응하지 않거나 사건을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하지 않는 검사들을 인사로 좌천시키는 것, 감찰 등 갖은 이유를 들어 사직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검찰개혁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이 아닌지”라며 비난했다.

최 검사는 또 “정치 권력이 검찰을 덮어버리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임은정 대검찰청 검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는 ‘검찰 애사’라는 제목으로 “검찰의 업보가 많다. 자성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형이 확정됐다”고 한 최 검사는 “적지 않은 국민이 우리 검찰을 사기꾼으로 생각하겠다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고 운을 뗐다.

임 부장검사는 이어 “성난 동료들이 많아서 욕먹을 글인 걸 알지만 종래 우리가 덮었던 사건들에 대한 단죄가 뒤늦게나마 속속 이루어지고 있는 이때 자성의 목소리 하나쯤은 검사 게시판에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쓴다”고 했다. 해당 게시물엔 몇몇 후배 검사가 “죄송하지만 내게는 물타기로 들린다. 이제 부장님을 정치 검사로 칭하는 후배들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 달라”며 부정적인 댓글을 달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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