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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반대에도 1조원 규모 ‘항공사 지원기구’ 설립될까…업계 촉각

정부·항공업계, ‘항공산업발전조합’ 추진
기재부 “항공사 재원만 사용해라” 공적자금 투입 이의 제기


정부와 항공업계가 코로나19로 고사 위기에 놓인 국내 항공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분담금을 내고 ‘항공산업발전조합’을 설립하는 데 합의했다. 다만 기획재정부가 조합을 설립하려면 공적 자금이 아닌 항공사 자금만 이용하라고 제동을 걸면서 조합 설립 성사 여부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9일 국내 항공사 10곳(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플라이강원, 에어인천) CEO들과 간담회를 개최해 항공조합 설립을 위한 재원 조달 방식을 최종 조율했다. 이 자리에서 1조원 규모의 항공조합을 설립해 70%(7000억원)는 항공사들이 수년에 걸쳐 분담하고 한국·인천공항공사와 정부가 각각 15%(1500억원씩)을 내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조합은 항공사와 정부가 기금을 조성한 후 코로나19와 같은 경영 위기가 닥쳤을 때 현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기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 산업이 뿌리째 흔들리는 걸 본 국토부와 업계가 국가기간산업을 중장기적으로 지원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난 6월부터 설립을 논의했다. 내년 하반기 설립을 목표로 하는 이 조합은 위기 시 융자를 지원할 뿐 아니라 조종사를 양성하거나 소규모 항공사들이 항공기를 빌릴 때 신용을 보증해줄 수 있다.

그간 분담금 납부 형식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던 항공사들이 드디어 합의를 이뤘지만 ‘돈줄’과 다름없는 기재부가 반대한다는 변수가 생겼다. 기재부는 이 조합이 공적 자금이 아닌 수혜자인 항공사 재원으로만 운영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항공사 10곳 중 5곳(대한항공,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한진그룹, 금호산업의 계열사인 만큼 특정 그룹계열사에 혜택이 편중돼 ‘특혜 논란’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등도 내놓았다.

국토부는 기재를 최대한 설득하면서 이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관련 법안이 올라오면 법 통과를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코로나19는 국내 항공 산업이 얼마나 위기에 취약한지 보여줬다”며 “항공사들이 돈을 내 보호망을 만들겠다는데 마중물 역할로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건 기간산업 보호 측면에서 정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프트웨어 공제조합,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이미 다른 산업에선 비슷한 조합들이 형성돼있고 그간 그곳에 공적자금도 많이 투입됐다”며 특정 그룹사에 대한 특혜 논란 가능성도 일축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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