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거짓말이 우리를 죽인다” 美의사들 분노

트럼프 “의료진, 돈벌기 위해 사망자수 불려”… 의료진 대응 나서
경합주서 코로나19 확진자 폭증… 대선 판세 영향 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0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진행된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지치고 분노한 의료진이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맞서기 위해 행동에 나서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대선을 앞두고 경합 주인 위스콘신 등의 의료진이 트럼프 행정부의 잘못된 코로나19 대처에 공개적이고 집단적인 대응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부터 위스콘신주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응급실 의사 크리스 캡스너는 “7개월째 몰려드는 환자들에 지칠대로 지쳤다. 병원 침대와 개인보호장비는 부족하고 동료들은 감염됐다”면서 “이제는 세상에 있는 모든 텐트를 다 쳐서 진료소를 만든다고 해도 치료할 의사가 없다”고 토로했다.

캡스너는 “혼란에 빠진 주 정부와 연방 정부의 ‘재난적 대응’이 지역의 확진자 급증을 불러왔다”면서 “주 의회 의원으로 출마한 건 그런 이유에서다”라고 말했다. 위스콘신주에선 캡스너를 포함해 여러 명의 의료계 종사자들이 주 의회 선거에 나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에 반대 목소리를 내려 하고 있다.

가디언은 “위스콘신주의 코로나19 상황은 최악”이라면서 “매일 5000명의 새로운 확진자가 발생하고, 확진률은 27%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위스콘신주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2000명 수준이다.

지난주 20여명의 의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세를 중단하라는 공개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를 하루 앞둔 29일 밤 지역 병원들은 합동 성명을 내고 주민들에게 “인파가 몰리는 곳을 피해달라”고 호소했다.

공개서한에 서명한 위스콘신주 애플턴의 산부인과 의사 크리스틴 라이리도 주 의회 의원으로 출마했다. 라이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이 내 이웃들을 죽이고 있다”면서 “의료진은 완전히 무시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일리가 출마한 지역구는 보수 성향이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그녀는 현직 의원인 경쟁자와 오차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의 분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0일 미시간주 유세에서 “의사들이 돈 때문에 코로나19 사망자를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더욱 거세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스콘신주 유세에서도 “코로나19가 사망 원인으로 기재되면 의사들은 더 많은 돈을 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의사 단체인 미국의사협회(AMA)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성명을 내고 “대중보건 위기에서 의사들이 환자 수를 부풀리거나 주머니를 채우려 한다는 주장은 악의적이고 터무니없고 완전히 잘못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은 6개 핵심 경합 주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 막판 대선 판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지난 30일 펜실베이니아(2499명), 미시간(3434명), 노스캐롤라이나(2812명)에서는 일일 기준으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플로리다주와 위스콘신주에선 9월부터 하루 신규 환자가 폭증해 5000명 선을 넘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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