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3대 ‘키 포인트’… 승패는 여기에 달려있다

① 6개 격전지… 여기서 이기면 백악관 주인
② ‘샤이 트럼프’… 대선 당일 몰려 나올까 변수
③ 유권자 투표 이기고, 대선 지는 상황 재연 여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지난달 22일 벌였던 미국 대선 후보 TV토론 장면. 신화사·뉴시스

미국 대선이 1일(현지시간)로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까지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조금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주요 격전지가 초박빙 접전을 벌이고 있어 승패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막판 추격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아이오와주·노스캐롤라이나주·조지아주·플로리다주 등 5개 주를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번 대선의 승패는 플로리다주, 펜실베이니아주 등 6개 경합주에 달려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사실을 숨기는 ‘샤이 트럼프’ 층이 얼마나 있는지 여부도 핵심 변수다. 2016년 대선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 전체 득표수에서는 지고, 미국 대선만의 독특한 제도인 선거인단 득표 수에서 이기는 상황이 재연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① 초박빙 6개 격전지…여기를 잡으면 무조건 이긴다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6개주는 플로리다주·펜실베이니아주·미시간주·위스콘신주·노스캐롤라이나주·애리조나주다.

이들 6개주는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승리했던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반드시 사수해야 지역이고, 바이든 후보 입장에선 무조건 탈환해야 하는 주들이다.

이들 6개주를 세분화하면, 각 주의 정치적 토양은 제각각이다. 플로리다주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50대 50’인 전통적인 접전지다. 러스트벨트(쇠락한 철강·제조업 지역)에 속하는 펜실베이니아주·미시간주·위스콘신주 등 3개 주는 민주당의 텃밭이었으나 2016년 트럼프 당시 후보에게 넘어갔다. 반면, 노스캐롤라이나주·애리조나주는 공화당 강세지역이었으나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바람이 거세지면서 격전지로 변했다.

이 6개 주의 대선 선거인단 수를 합친 숫자는 101명이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의 18.8%다.

이 중에서도 플로리다주와 펜실베이니아주가 요충지다. 이들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 수가 많은 데다 승부도 초접전 양상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플로리다주에 할당된 선거인단 수는 29명으로 뉴욕주와 공동 3위이고, 펜실베이니아주의 선거인단 수는 20명으로 공동 5위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플로리다주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다.

이들 6개주의 승부는 아직까지 안갯속이다. 올해 미국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것도 이 6개주의 결과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바이든 후보가 이들 격전지 6개주에서 미세하게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를 제외하면 격차라는 게 무의미하다. 미국 정치전문 조사기관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에 따르면, 지난달 19일∼20일 실시된 애리조나주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에 0.1% 포인트 앞서있다.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혼전 상황이라는 얘기다.

플로리다주에서 바이든 후보는 오차범위 내인 1.6% 포인트 우위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바이든 후보는 3.7% 포인트의 박빙 우세다. 우편투표를 포함한 모든 투표함을 까봐야 이들 6개 주의 결과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들 6개 주를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나눠 가질 경우, 대선 승패가 초박빙으로 갈릴 가능성이 크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나 바이든 후보 중 한 명이 이들 6개주를 독식한다면 완승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② ‘샤이 트럼프’ 몰려나올까…대선 당일 투표율도 관심

미국 전국 여론조사에선 바이든 후보가 최소 3% 포인트, 최대 12% 포인트까지 앞서있다.

그러나 ‘샤이 트럼프’는 미국 여론조사의 신빙성에 의문을 던지는 존재다.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지지를 숨기다가 투표장에 가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는 유권자 층이 ‘샤이 트럼프’ 층이다.

‘샤이 트럼프’ 층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했다.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으면서 숨어있던 ‘샤이 트럼프’들이 대거 투표장에서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졌던 것이다.

올해 대선에서도 ‘샤이 트럼프’ 층이 얼마나 있을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샤이 트럼프’ 층이 거의 사라졌다는 주장이 있다. ‘샤이 트럼프’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 등으로 등을 돌렸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샤이 트럼프’ 층이 활발하게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숨어있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인 트래펄가 그룹의 로버트 케헬리 여론조사 수석위원은 “지난 대선보다 더 많은 ‘샤이 트럼프’ 유권자가 있다”고 말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30일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서스쿼해나의 짐 리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불리는 사람(트럼프)을 지지한다고 말하길 원치 않는 유권자가 많다”고 주장했다.

대선 당일인 11월 3일 투표율도 대선 승패에 크게 영향을 미칠 변수다. 미국 대선의 사전투표에 표를 던진 유권자들이 이미 9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2016년 대선 당시 투표했던 총 유권자 수 1억 3650만명의 66%에 해당하는 수치다.

사전투표에는 민주당 지지층이 공화당 지지층보다 더 많이 참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결과적으로, 대선 당일 투표율이 높으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고, 반대로 투표율이 낮으면 트럼프 대통령에 불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전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샤이 트럼프’들이 대선 당일 얼마나 많이 투표소에 몰려 나올지 여부가 대선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③ 유권자 투표에선 이기고, 대선에서 지는 현상 재연될까

미국 대선은 각 주(州)의 선거에서 한 표라도 이긴 후보가 그 주에 할당된 대선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독특한 제도 속에 진행된다.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0명이 대선 승리를 결정짓는 ‘매직 넘버’다.

그래서 각 주의 개별적인 선거결과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미국 전국의 유권자 전체 투표에선 이기고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승패가 뒤집히는 경우가 발생하는 이유다. 미국 역대 대선에서 이런 상황이 다섯 번 나왔다.

1824년·1876년·1888년 대선 등 1800년대에 세 번 발생했다가 2000년 대선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당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5099만여표를 얻어 공화당의 조지 W 부시보다 54만여표를 더 받았으나 선거인단에서 ‘266명 대 271명’로 패배했다.

가장 큰 표차로 결과가 뒤집힌 대선은 바로 2016년 대선이었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는 6585만 3514표를 얻었고, 트럼프 당시 후보는 6298만 4828표를 받았다.

클린턴이 전체 득표에선 트럼프보다 286만 8686표나 앞섰다. 그러나 선거인단 수에서 ‘227명 대 304’명으로 트럼프에 졌다. 클린턴이 승리한 주에선 크게 이기고, 패배한 주에선 박빙으로 지면서 벌어진 사건이었다.

올해 대선에서 이 같은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국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바이든 후보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전체 득표에선 지고 대선에서 2연승하는 길이 아직도 열려 있는 셈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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