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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실 꾸며 놓고 영상통화”…보이스피싱 조직 93명 검거

피해자 300명에게 100억원 가로채…26명 구속
국내 조폭 중국으로 건너가 보이스피싱 조직 결성
중국 쑤저우 등 8개 지역 옮겨다니며 6개 사무실 운영

보이스피싱 조직이 사용했던 가짜 검사 명함과 공무원증. 부산경찰청 제공

중국에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을 만든 뒤 300여명에게서 100억원 상당을 속여 뺏은 일당 9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사기, 범죄단체조직, 전자금융거래법·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93명을 검거, 26명을 구속하고 67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직폭력배 A(30대) 씨는 국내 조폭들을 중국 현지로 불러들여 보이스피싱 범행을 위한 기업형 범죄단체를 조직했다.

이들은 중국 쑤저우(소주) 등 8개 지역에 콜센터 등 사무실 6곳을 만들고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범행을 벌였다. 사무실은 한국 경찰이나 중국 공안에 발각되지 않기 위해 수시로 옮겨 다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이 2015년 8월부터 올해 9월까지 5년간 한국인 300여명을 상대로 전화금융사기를 벌여 100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수법으로는 불법으로 수집한 한국인 개인정보를 토대로 중국 콜센터 상담원이 전화를 걸어 검사를 사칭해 범죄 단체가 개입된 사건에 연루된 것처럼 속이거나, 금융기관(캐피탈)을 사칭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저금리 상환용 대출을 해주겠다며 속여 돈을 송금받아 가로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검사실과 똑같이 꾸며놓은 방에서 검사를 사칭하며 피해자와 직접 영상통화를 하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앞서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직폭력배가 중국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그동안 금융 거래 등 분석 추적을 진행해 관련자들을 찾아냈으며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 무효화 조치 등을 취해 이번에 강제소환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을 대상으로 여죄를 수사하는 한편, 특정된 조직원 등에 대한 추적 수사를 계속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청 검사를 사칭해 돈이나 송금을 요구하거나 금융기관이 저금리로 상환용 대출을 해 주겠다는 전화는 일단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하고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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