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억원대 투자 보류” 한국GM, 노조 파업에 초강수

2대 주주 산은도 우려 표명…“조속한 임금·단체협약 합의 촉구”

한국GM 노조가 부분 파업에 들어간 지난달 30일 오전 인천 부평구 청천동 한국GM 부평공장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뉴시스

한국GM이 노조의 부분 파업에 부평공장 투자 계획 전격 보류를 선언하며 초강수를 뒀다. 노조 파업에 사측이 강경 기조로 대응하면서 임금·단체협약 협상으로 격화한 한국GM 노사 갈등이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한국GM은 6일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예정됐던 부평공장 투자와 관련한 비용 집행을 보류하고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등으로 이미 6만대 이상의 생산 손실을 입어 현금 유동성 위기를 한차례 겪었던 만큼 추가 쟁의행위로 인한 누적 1만2000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손 놓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부평1공장. 연합뉴스

한국GM 측은 지난달 22일 열린 19차 임단협 교섭에서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부평1공장에 약 2150억원(1억9000만달러)을 투자하겠다고 제시했다. 사측은 당시 정확한 투입 시점이나 구체적인 모델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신차 생산을 위한 신규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의 이 같은 제안을 거절하고 지난달 30일과 지난 2일 이틀간 부분 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전날에도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이달 6, 9, 10일 등 3일간 전반조와 후반조 근로자가 4시간씩 부분 파업을 하기로 했다. 지난달 23일 시작한 잔업과 특근 거부도 계속 이어간다.

사측은 최근 노조의 잔업·특근 거부와 부분 파업으로 7000대 이상의 생산 손실을 본 데 이어 이번 추가 쟁의행위 결정으로 누적 생산 손실이 1만2000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GM은 “이미 올해 상반기 6만대 이상의 생산 손실을 입어 심각한 현금 유동성 위기를 한차례 겪었고, 유동성을 확보해 회사 운영과 투자를 지속해 나가기 위한 강력한 비용절감 조치를 취한 바 있다”며 “이런 가운데 노조의 잇따른 쟁의로 회사의 유동성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에 붙어있는 GM 엠블럼. 뉴시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평균 2000만원 이상) 지급과 부평2공장의 신차 생산 물량 배정 계획 등을 제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지난달 29일 21차 단체 교섭에서 임금협상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하면서 조합원 1인당 성과급 등으로 총 70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을 최종 제시했다. 트랙스와 말리부를 생산하는 부평2공장의 경우 이미 배정된 차량의 생산 일정을 연장하는 데도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와 사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사측이 강경 기조를 내세우자 일각에서는 GM의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점차 악화하자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조속한 임금·단체협약 합의를 촉구했다. 산은은 6일 입장 자료를 내고 “현재 한국GM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수출물량 확대와 트레일블레이저 생산 및 추가 신차 개발 등 경영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노사 양측이 서로 양보해 조속한 임단협 합의로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오는 10일 오후 다시 쟁의대책위를 열고 후속 투쟁 지침을 정할 계획이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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