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골프…가족·측근은 ‘불복·승복’ 분열, 공화당 ‘양다리’

불복파는 트럼프 장남·차남, 줄리아니 전 시장
승복파는 멜라니아 여사·사위 쿠슈너
부시 전 대통령 “바이든 당선 축하…대선 공정했다”
공화당 지도부, ‘바이든 승리·부정선거 주장’ 둘다 거부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의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그는 대선 패배가 확정됐던 지난 7일에 이어 이틀 연속 같은 장소에서 골프를 쳤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에도 골프를 쳤다. 대선 패배가 확정됐던 지난 7일 이후 이틀 연속 자신 소유 골프장을 찾았다.

그러나 공개적으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트위터엔 계속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선거는 도둑맞은 선거”라고 부정선거 주장을 고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최측근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법률적 해결 방안들에 대해 보고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대부분의 트럼프 참모들은 은밀히 ‘대규모 소송전으로 이번 대선 결과가 바뀔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족과 측근 등 트럼프 대통령을 감싸고 있는 핵심 인사들은 대선 승복과 불복을 놓고 갈라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복파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주니어와 차남 에릭이라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은 공화당원과 지지자들에게 공개적으로 대선 결과를 거부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대선 불복파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주니어(오른쪽)와 차남 에릭. AP뉴시스

NYT는 불복파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추가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이 법정 소송을 가장 강하게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CNN은 승복파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꼽았다. CNN은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인정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BC방송의 조나선 칼 기자는 자사 트위터에 “‘우아한 출구(graceful exit)’를 만들어 그(트럼프)를 설득하기 위한 방법의 대화가 영부인(멜라니아)을 포함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영국 언론들은 멜라니아 여사가 백악관을 떠나 트럼프 대통령과 이혼할 결심을 하고 있다고 확인되지 않은 소식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미국 대선 직전이었던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왑월오픈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유세를 했던 모습.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선 승복을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P뉴시스

공화당도 갈라졌다. 공화당 소속의 전직 대통령 중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가진 뒤 성명을 내고 “나의 따뜻한 축하를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시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매우 공정했고, 결과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공화당 내에서 대표적인 ‘반(反) 트럼프’ 인사인 미트 롬니·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은 바이든 당선인에게 승리 축하 인사를 전했다. 한국 출신의 유미 호건 여사가 부인이라 ‘한국의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도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옳은 일을 하기 바란다”고 승복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의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에서 컴퓨터 결함이 있었으며 펜실베이니아주에선 죽은 사람들이 투표했다는 보고가 있다”고 부정선거가 광범위하게 행해졌다고 주장했다.

또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모든 재검표가 완료되며 모든 법적 문제가 법원에서 심리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재검표와 소송전을 지지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는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지도 않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선거도 동조하지 않는 양다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미국 대선 직후였던 지난 4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옆에 동석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도 심상치 않은 징후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캠프는 지지자들에게 이메일과 문자 폭탄을 보내면서 법정 소송을 위해 공격적인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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