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판사판’ 트럼프… 중국·이란 공격 ‘레임덕 전쟁’ 우려까지

72일 임기 남은 트럼프의 위험한 선택 4가지
①군사 작전 ②사면권 남발 ③인사 학살 ④코로나 방치
사이버 공격 등 비밀작전 지시하면 외부선 알 수 없어
무모한 군사작전을 합법적 절차로 지시 땐 ‘딜레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위치한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마친 뒤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차량 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양손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불복이 계속되고 있다. 법적 논란이 정리돼 대선 패배가 확정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월 20일 낮 12시까지 미국 대통령 자리를 지킨다.

10일(현지시간) 기준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72일 더 미국 대통령의 권한을 가지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자포자기 심정에다 이판사판인 트럼프 대통령이 그 시간 동안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공포와 불안감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재임 기간 중 선택할 수 있는 위험한 결정은 크게 네 가지다. 중국·이란 등에 대한 군사작전 감행, 사면권 남발, 인사 ‘학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치다.

중국·이란 등에 군사공격 감행할까… 이란엔 이미 흉흉한 소문

가장 큰 우려는 중국·이란 등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취하는 경우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모한 선택이 ‘레임덕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퍼지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적성국들을 향해 사이버 공격 등 비밀작전을 지시할 경우 외부에서 알기 어렵다는 위험성이 있다.

더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모한 작전을 합법적으로 내리는 상황이다. 미군 고위 관계자들은 “불법적인 지시를 내릴 경우 따르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임기가 남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을 어기지 않은 상태에서 미군에 지극히 위험하고, 무모한 명령을 어길 경우 미군은 엄청난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란에 대해선 이미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이란에 대해 새로운 재재 ‘홍수’를 쏟아부을 것이라고 9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국방부 당국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적성국들에 비밀 작전이든, 공개 작전이든 군사작전을 시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은밀히 표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중국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대선 전이었던 지난달 28일 “대선에 패배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가할 경우 백악관 당국자들이나 미군 고위당국자들이 ‘레임덕’ 전쟁으로 이끌 수 있는 무모한 작전에 저항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한 전직 당국자는 폴리티코에 “트럼프가 호전적으로 나설 경우, 낮은 단계의 헌법적 위기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중국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합법적인 형태로 지시를 내리더라도 미국 의회나 여론이 거세게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일을 저지를 줄 모른다’는 공포는 여전히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만료 직전에 중국과 이란 등에 비밀작전을 지시할 경우, 이 사실은 최소 몇 달 또는 몇 년이 지나야 대중에 알려지는 위험이 있다.

임기 만료를 눈앞에 뒀던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버락 오바마 당선인에게 정권을 이양하기 직전이었던 2009년 1월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비밀 사이버 공격을 지시했던 전례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족들이 지난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위스콘신주 커노샤 대선 유세에 참여했던 모습. 왼쪽부터 장남 도널드 주니어, 라라 트럼프와 그의 남편 에릭(차남), 킴벌리 길포일(장남 도널드 주니어의 여자친구), 딸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AP뉴시스

가족에 대해 사면권 행사 전망…셀프 사면은 ‘뜨거운 논란’

로이터통신은 “미국 헌법상 사면권은 대통령의 합법적인 권한”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가족이나 측근에게 사면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임기 말기에 코카인 소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친형 로저를 사면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면권 행사는 장단점이 있다. 좋은 점은 미국 법에서 대통령의 사면은 법적 결과가 나오지 않은 행위도 포함한다는 것이다. 선제적으로 어떤 행위에 대해 사면권을 행사하면, 미래에 올 수 있는 법적 처벌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권에 깊숙이 관여해온 가족에게 사면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각각 백악관 선임보좌관인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프 쿠슈너,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등이 사면 대상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위한 검은 공작에 참여했다가 이미 유죄를 받았거나 미래에 법적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큰 최측근 인사들을 사면할 가능성도 크다.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트럼프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나 전 뉴욕시장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단점은 대통령의 사면권이 연방 범죄를 어긴 경우에 한한다는 것이다. 주(州) 법을 어긴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 주변을 향하는 지방정부 수사의 칼날까지는 피하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뉴욕지방검찰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 주변의 탈세와 금융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자신을 사면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뜨거운 쟁점이다. ‘셀프 사면’ 논란이다.

여기엔 명확한 규정이 없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많은 법률 전문가는 ‘아무도 자기 사건의 재판관이 돼선 안 된다’는 기본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에 셀프 사면은 위헌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로 경질시킨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AP뉴시스

대량 인사 학살과 코로나 방치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정부 인사들을 무더기 경질할 것이라는 우려는 이미 현실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트위터 글로 잘랐다. 제임스 앤더슨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직무대행도 이날 사임을 택했다. 미국 안보는 물론 세계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국 국방부가 인사 학살의 소용돌이에 말린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경질 대상으로 꼽았다.

가장 관심을 끄는 인물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이끌었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안이한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하면서 그의 눈밖에 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을 방치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트럼프 행정부가 백신 개발이나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극복 처방 마련에 소극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통합 대통령’ 내건 바이든에 “순진한 소리” 비판도
바이든, 트럼프 ‘동맹 홀대’에 종지부… “미국이 돌아왔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