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저항에 정권 인수 ‘충돌’…바이든 “당혹, 그러나 하찮은 일”

바이든 당선인 “당혹감 느낀다” 토로
그러나 불복에 “하찮은 일…정권 인수 잘 진행” 자신감
트럼프 최측근 폼페이오 장관도 불복 대열 가세
바이든, 정보기관 보고 못 받아…안보 우려까지 제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한 극장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던 도중 한 기자의 질문에 웃음을 보이고 있다. AP뉴시스

새로운 미국 행정부로의 정권 인수 문제를 놓고 현재 권력인 트럼프 진영과 미래 권력인 바이든 진영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진영은 결집하고 있다. 트럼프 최측근이자 미국 외교수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불복 대열에 가세했다. 미국에선 정권 인수를 둘러싼 갈등이 안보에까지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0일(현지시간) “솔직하게 말해, 당혹감(embarrassment)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움직임을 “하찮은(inconsequential) 일”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측의 저항에도 바이든이 정권 인수 작업을 차질 없이 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입장에 대해 “그것은 대통령의 유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어떤 것도 (정권 인수 작업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미 (정권) 인수를 시작하고 있다”며 “잘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들(트럼프 진영)이 우리가 이겼다는 것을 이 시점에서 순순히 인정하지 않는 사실이 우리의 계획과 (내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 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그러면서 “미국인들이 추수감사절(11월 26일) 이전에 최소 2명의 새 정부 각료들을 알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새 정부 인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에 “나는 당신과 대화하기를 고대한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영국·프랑스·독일·아일랜드 정상과 통화했다. 당선인으로서의 권위를 굳히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유럽 우방 등 외국 정상들과의 통화와 관련해 “나는 그들에게 ‘미국이 돌아왔다(America is back)’는 것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 있는 국무부 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진영의 저항은 거세지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두 번째 트럼프 행정부의 순조로운 전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고, ‘2기 트럼프 행정부’로의 권력 이양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윌리엄 바 법무장관도 전국 연방검사들에게 선거 부정의 실질적 혐의가 존재한다면 대선 결과가 확정되기 전에 이를 조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9일 트럼프 대통령의 법적 소송을 지지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차례 자신 소유 골프장을 개인적으로 찾은 적은 있으나 대선 패배 이후 공식 행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 예산국이 연방기관들에 트럼프 행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짤 것을 요구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WP는 9일에도 백악관이 정부 부처와 기관에 바이든 인수팀에 협조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연방총무청(GSA)이 당선인으로 인정하지 않아 인수위의 업무공간과 자금 등을 지원받지 못하는 상태다.

연방총무청의 거부로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관장하는 국가정보국(DNI)로부터 일일보고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당선인은 대선 승리와 함께 대통령과 비슷한 수준의 정보를 보고받았다.

이에 따라 바이든 당선인의 안보 정책 준비와 국방·정보기관의 인선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비영리단체 ‘공공서비스 파트너십’의 맥스 스티어는 CNN방송에 “2000년에도 부시 W 부시 당선인으로 정권이양이 늦어지면서 그의 국가안보팀이 작동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면서 “이는 9·11 테러가 발생하는 데 영향을 줬고, 이는 9·11 테러를 조사한 위원회 보고서에도 나오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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