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트럼프 ‘동맹 홀대’에 종지부… “미국이 돌아왔다”

폼페이오 “착각하지 말라. 미국 대통령은 한 명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동맹 외교 복원에 시동을 걸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통화한 데 이어 10일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핵심 국가인 영국과 프랑스, 독일 정상과 연쇄 전화회담을 가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파국으로 몰고 갔던 범대서양 동맹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영국 총리, 마이클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잇달아 통화했다. 인수위 측은 바이든 당선인이 유럽 정상들에게 지원과 협력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특히 마크롱 대통령에게 “미·프랑스 양자관계 및 나토를 통한 범대서양 협력 활성화에 관심을 기울여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이날 통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홀대 외교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등 미국 동맹국들이 안보와 무역에서 미국을 갈취하고 있다는 논리를 펼쳐왔다. 그가 동맹국에 과도한 방위비를 요구하고 무례한 태도를 보이면서 나토가 해체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있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취재진에게 “그들(유럽)에게 미국이 돌아왔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영국의 트럼프’로 통하는 존슨 총리와의 통화에서는 긴장감도 감돌았다. 바이든 당선인은 북아일랜드 갈등을 종식한 1998년 벨파스트 평화협정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과정에서 침해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영국 관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두 사람은 평화협정을 해치지 않는 브렉시트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며 “존슨 총리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평화협정 유지 방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성금요일 협정’으로도 볼리는 벨파스트 평화협정은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간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해 물리적 국경을 사실상 철폐하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영국의 EU 단일시장 및 관세동맹 탈퇴로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이 되살아나면 북아일랜드 내전 당시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존슨 총리가 추진하는 국내시장법안이 평화협정의 기반을 흔들 것이라는 비판이 많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로이터연합뉴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 측은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들이 ‘안녕’이라고 인사나 한다면 대단한 일은 아니다”면서도 “착각하지 말아야 할 점은 미국에는 한 명의 대통령과 한 명의 국무장관, 하나의 국가안보팀만 존재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부 브리핑에선 “2기 트럼프 행정부로 순조롭게 전환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총무청(GSA)이 당선인 신분을 인정하지 않은 탓에 국무부의 외교 업무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외국 정상과 통화했다.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관장하는 국가정보국(DNI)의 일일보고를 청취하지 못하는 상황도 계속됐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 움직임에 대해 “솔직히 말해 당혹스럽다”면서도 “하찮은 일”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그 무엇도 (정권 인수 작업을) 막을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조성은 기자,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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