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몽니’에 안보·보건 위기…공화당 “바이든, 기밀 브리핑 받아야”

전문가들 “북한, 바이든 이목을 끌기 위해 취임 전 군사도발 가능성”
美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9일 연속 10만명대

독일 베를린 소재 마우어파크 벽에 12일(현지시간) 한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 그림과 함께 '잘가 똥덩어리'라는 글씨를 써놓은 모습.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여전히 불복하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내에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안보 기밀 브리핑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는 상황에서 방역에 손놓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불신도 바이든의 인수작업이 속도를 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을 싣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다수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 인정 여부와 별개로 바이든에게 안보 브리핑 접근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당선인이 정보를 받는 것이 국가 이익에 매우 부합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특히 기밀 브리핑에 관해선 (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랭크포드 상원의원은 “바이든이 이겼다고 여기는 게 아니다”면서도 “진짜 승자가 가려질 때까지 양쪽 모두 기밀 브리핑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바이든 당선인이 공식적으로 정권 인수를 시작할 수 있도록 미 연방총무청(GSA)이 움직여야 한다. 비상 상황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선캠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복 여부와 관계 없이 인수위원회를 꾸리고 정권 인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 1월 취임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기밀 정보 브리핑을 받지 못하게 되면 국가안보 전략 수립에는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바이든이 정권 이양을 받기 위해선 GSA가 바이든 당선인을 승자로 공식 확정해야 한다. 그러나 GSA가 승인을 미루면서 미 국가정보국장실(ODNI)도 바이든 당선인과 소통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 부정 의혹을 제기하면서 재검표와 법적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CNN은 브라이언 웨어 미 국토안보부(DHS) 산하 사이버안보·기반시설안보국(CISA) 부국장과 밸러리 보이드 국제부문 차관보가 백악관으로부터 사임을 강요당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11일(현지시간)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국전 기념공원을 찾은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 연합뉴스

미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바이든의 목을 끌기 위해 취임 전 군사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북한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초기에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에번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몇 주 안에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을 하는 것을 목격할 수도 있다”면서 “차기 대통령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샤론 스콰소니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북한이 더 많은 미사일 시험으로 미국을 도발하지 않더라도, 북한 문제가 바이든의 임기 시작부터 최우선 외교정책 목표가 될 것”이라면서 “바이든은 미국의 장기적인 안보와 비확산 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해 원칙에 입각한 대북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기간을 거치면서 급증한 코로나19 확산세도 바이든의 정권 인수 작업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4만4000명으로 9일 연속으로 10만명을 넘겼다. 워싱턴포스트(WP) 집계에 따르면 중서부를 중심으로 14개주에서 12일 현재 입원자 수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네바다와 메릴랜드 등 23개주에서는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이든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대규모 경기부양책 합의도 촉구했지만 공화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바이든 캠프 관계자는 “지금 코로나19 관련 팀들은 누가 먼저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인종과 사회·경제적 노선을 따라 어떻게 공평하게 분배할 것인지와 같은 도전적인 과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금 상황은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완전히 반대”라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기밀 브리핑과 전염병 등의 잠재적 위기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준비했지만 트펌프 인수위원회가 귀담아듣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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