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위배’ 비판에도…법무부 ‘폰 비번 공개법’ 공식화

사진=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언급한 ‘피의자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법안’과 관련해 법무부가 13일 법안 제정을 추진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법무부는 논란을 의식한 듯 “법원의 공개명령 시에만 공개의무를 부과하겠다”고 부연했지만 헌법 취지를 역행하는 조치라는 비난이 일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법무부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자기부죄금지원칙 및 양심의 자유, 사생활 보호와 조화로운 합리적 방안 마련을 위해, 법원의 공개명령 시에만 공개의무를 부과하는 등 절차를 엄격히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법원의 공개명령 시에만 공개의무를 부과하는 등 절차를 엄격히 하는 방안 ▲형사처벌 만이 아니라 이행강제금, 과태료 등 다양한 제재방식을 검토하는 방안 ▲인터넷상 아동 음란물 범죄, 사이버 테러 등 일부 범죄에 한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법무부는 이어 “향후 각계의 의견 수렴과 영국, 프랑스, 호주, 네덜란드 등 해외 입법례 연구를 통해 인권보호와 조화를 이루는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이 법안을 ‘디지털 증거 압수수색 시 협력의무 부과 법안’이라 명명했다. 검토 배경으로는 ‘검·언 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직접 언급했다.

법무부는 “n번방 사건, 한동훈 연구위원 사례 등을 계기로 디지털 증거에 대한 과학수사가 날로 중요해지고, 인터넷상 아동 음란물 범죄, 사이버 테러 등 새로운 형태의 범죄에 관한 법집행이 무력해지는 데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이 ‘한동훈 연구위원처럼 피의자가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악의적으로 숨기고 수사를 방해하는 경우 법원의 명령 등 일정 요건 아래 그 이행을 강제하고 불이행 시 제재하는 법률 제정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n번방 사건에선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휴대전화 잠금해제에 협조하지 않아 수사가 지연됐고, 가상화폐 계좌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아 범죄수익 몰수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한 검사장이 추 장관의 관련 입법 지시를 강도 높게 비난하는 입장을 낸 지 한 시간여 만에 이같은 설명을 내놨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역시 이날 추 장관의 입법 지시가 헌법 침해라며 즉시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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