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워싱턴 뒤덮은 트럼프 지지자들 “바이든이 대선 훔쳤다”

트럼프 지지자 수만명, 워싱턴서 부정선거 시위
미국 전국서 모여…많은 지지자들, 마스크 안 써
“바이든이 부정선거로 미국 민주주의를 파괴“
미국 언론들 “트럼프 지지자들, 근거없는 주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이번 대선이 부정선거라는 주장을 펼치면서 연방대법원으로 향해 행진하는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은 미국 의회의사당이다.

미국 수도 워싱턴이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로 뒤덮였다. 이들은 “이번 미국 대선은 부정 선거”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이겼다”면서 “조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승리를 훔쳤다”고 강조했다.

대선 불복과 부정선거를 외친 이날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反) 트럼프’ 세력들 사이에 산발적인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통해 실력행사에 나서면서 미국 정국이 더 큰 혼란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날 워싱턴 시내에서 집회와 가두행진 시위를 벌였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수천명이라고 보도했고, USA투데이는 수만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현장에서 지켜본 결과, 수천명보다는 훨씬 많은 수만명으로 보였다. 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일부 지지자들은 마스크를 턱에 걸치고 있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미국 전국에서 모인 것 같았다. 시위 현장에서 펜실베이니아주·인디애나주·텍사스주·루이지애나주 등에서 온 트럼프 지지자들을 만났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우리는 트럼프를 원한다”, “4년 더”, “USA(미국)”, “도둑질을 중단하라(Stop the Steal)” 등을 외쳤다. “바이든을 감옥으로”, “더 이상의 (코로나19로 인한) 격리조치 반대” 등 거친 주장도 나왔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성조기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이 적힌 천으로 몸을 감싸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상징하는 빨간 모자를 쓴 지지자들도 많았다. 또 이들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각종 깃발이나 팻말, 플래카드 등을 들고 워싱턴 시내를 행진했다.

이날 시위는 낮 12시쯤 백악관 주변의 프리덤 플라자에서 시작됐다. 수천명의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또 “부정선거로 대선 승리를 훔친 조 바이든 당선인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수천명의 인파가 백악관 주변을 감쌌다.

미국 워싱턴의 도로를 가득 메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14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을 향해 걸어가면서 가두시위를 펼치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오후 1시쯤 프리덤 플라자에서 출발해 의회의사당을 거쳐 연방대법원 청사로 향했다. 거리는 1.5마일(2.4㎞)였다. 이들이 최종 목적지로 연방대법원을 정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측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제기한 법적 소송들과 관련해 연방대법원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다.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왔다는 한 백인 남성은 “토머스 캠벌은 “바이든이 부정선거로 미국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면서 “내 주변에도 부정선거와 관련한 증거와 얘기들이 흘러 넘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이든과 손을 잡은 사람들이 이런 부정선거 증거들을 수사하지 않고, 미국 주요 언론들도 이를 모른 체 한다”고 비난했다.

인디애나주에서 왔다는 리처드라는 이름의 백인 남성은 “우편투표를 비롯해 부정선거가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나는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리처드라는 이름의 백인 남성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시내에서 ‘도둑질을 중단하라(Stop the Steal). 인디애나’고 쓰인 팻말을 들고 서 있다. 리처드씨는 이번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자신이 살고 있는 인디애나주에서 10시간을 자동차로 달려 13일 밤에 워싱턴에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워싱턴 시위에는 미국 전국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모여 들었다.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 고민도 읽혀졌다. 자동차 정비 관련 일을 한다는 백인 남성 토머스 캠벌은 “이번 대선이 부정선거였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라면서도 “만약 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그 때 가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로라 넬슨이라는 백인 여성은 “법원이 바이든 편을 들더라도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위엔 동참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전 10시쯤 골프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서 시위에 나선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자 지지자들은 “4년 더”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마치고 백악관에 돌아오는 길에도 지지자들이 환호와 함성을 보냈다고 백악관 풀 기자단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시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파란 플래카드를 펼쳐 보이고 있다.

이번 시위는 ‘백만명 마가 행진(Million MAGA March)’ 등 트럼프 지지 단체들이 주도했다.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는 뜻의 약자다. 시위 이전 주최 측은 SNS 등에 공격적인 홍보 활동을 전개하며 백만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경찰당국은 워싱턴 주요 도로를 봉쇄했다. 워싱턴에 들어가는 일부 도로도 막아 평소보다 3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AP통신은 ‘반(反) 트럼프’ 단체들이 시위대를 향해 “너희는 졌다”고 외치는 바람에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反) 트럼프 세력들은 주먹질을 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일부는 총기 휴대 혐의로 체포됐다.

이날 대선 불복·부정선거 시위는 워싱턴을 비롯해 텍사스주·미시간주·네바다주 등에서도 동시에 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진행한 시위에선 흑인들의 모습도 간혹 보였다. 한 흑인 남성이 ‘트럼프를 위한 흑인들’이라는 팻말을 들고 서 있다.

이번 시위에 대한 미국 언론들의 보도는 매우 비판적이었다. WP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수천명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워싱턴에서 시위를 벌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겼다는 잘못된 주장을 외쳤다”고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물러날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워싱턴에서 시위와 행진을 벌인 수만명이 부정선거와 관련해 근거없는 주장을 확산시켰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글·사진 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더 보기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