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선거조작으로 그가 이겼다” 대선 승복 ‘해프닝’…심경변화 분석도

트럼프 “그가 이겼다” 한마디, 승복 해프닝 발단
논란 일자 트럼프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최측근 줄리아니 “트럼프, 대선 결과 빈정댄 것”
“현실 인식 시작한 것”…심경 변화 가능성도 제기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위치한 자신 소유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글 하나로 대선 승복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러나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심경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진영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 인식을 시작한 게 아니냐며 반색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선거가 조작됐기 때문에 그가 이겼다”는 트위터 글을 올린 것이 대선 승복 해프닝의 발단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당선인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고 ‘그(He)’라고 지칭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글을 대선 불복으로 곧장 받아들이기에는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뒤 문장에서 “어떤 투표 감시자나 참관인도 허용되지 않았다”면서 “나쁜 평판과 조악한 장비로 텍사스에선 자격조차 얻지 못했던 급진 좌파 개인 소유 회사 도미니언에 의해 개표 집계가 이뤄졌다”고 부정선거 의혹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글이 올라온 직후 CNN방송은 “트럼프가 음모론을 주장하면서도 처음으로 바이든이 이겼다고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이 일자 다른 트위터 글을 통해 “나는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그(바이든)는 오로지 가짜뉴스 미디어의 시각에서만 이겼다”고 주장했다. 또 “조작된 선거, 우리가 이길 것”이라는 글도 올렸다. 대선 불복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이면서 최측근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추측하기엔 (트럼프가 바이든이 이겼다고 한) 그것은 빈정대는(sarcastic)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복 해프닝의 발단이 된 트위터 글.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선거가 조작됐기 때문에 그가 이겼다”고 썼다. 그러면서도 그는 “어떤 투표 감시자나 참관인도 허용되지 않았다. 나쁜 평판과 조악한 장비로 텍사스에선 자격조차 얻지 못했던 급진 좌파 개인 소유 회사 도미니언에 의해 개표 집계가 이뤄졌다”고 부정선거 의혹을 이어갔다.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 소유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쳤다.

AP통신은 이번 승복 해프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바이든의 승리를 인정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해석했다. AP통신은 그러면서 “최근 며칠 동안 트럼프는 자신이 패배했다는 현실을 서서히 인식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그 근거로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백신개발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성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꺼냈던 발언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행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봉쇄조치(lockdown)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봉쇄조치가 계속 이어질지 여부와 관련해 “(다음에) 어느 행정부가 될지 누가 알겠느냐”면서 “나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심코 꺼낸 이 말이 대선 승복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바이든 당선인의 초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론 클레인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 인식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클레인은 “트럼프의 트위터가 바이든이 대통령이냐, 아니냐를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다”면서 “미국인들이 그것을 정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소속의 애사 허친슨 아칸소주 주지사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가 이겼다”는 글을 올린 데 대해 “이것은 실제로 좋은 일”이라고 반겼다. 허친슨 주지사는 “나는 그것이 인정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순조로운 정권 이양을 확실히 하는 것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트럼프 선거캠프가 미국 전국에서 대선 결과 뒤집기를 위한 법적 소송을 무더기로 제기했지만 대부분이 기각되거나, 대선 결과를 뒤집을 어떤 증거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법적 소송에서 승산이 없는 것을 깨달을 경우 대선 승복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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