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며느리 학대·살해한 中 시월드…처벌은 없었다

1심 법원서 ‘800만원 배상한다’고 선처 내려 논란 커져
사망한 여성 유족 측 항소에 19일 재심 예정

팡씨의 어린시절 모습과 법원에서 공개한 문서. 더 페이퍼 캡처

중국에서 아기를 갖지 못한다는 이유로 20대 여성을 학대해 숨지게 한 남편과 시부모가 법원에서 선처를 받아 논란이다. 1심 법원은 이들이 반성하고 배상금을 내기로 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면해줬다. 1심 재판 과정과 결론에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이 사안은 재심에 부쳐졌다.

17일 중국 매체 더페이퍼는 불임이라는 이유로 시부모와 남편에게 학대받다 지난해 1월 31일 사망한 팡 샤오양씨 사연을 보도했다. 1997년생인 팡씨의 사망 당시 나이는 23세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1월 22일 열린 팡씨 사건 1심 재판에 피고인으로 선 팡씨의 남편 장모씨와 시부모는 팡씨가 한 차례 유산한 데다 불임이라는 이유로 온 가족이 분노했다면서 팡씨를 어떻게 학대했는지 실토했다.

이들 진술에 따르면 팡씨가 숨진 당일 오전 8시30분쯤부터 폭력은 시작됐다. 팡씨의 시어머니는 팡씨에게 장씨와 함께 솥을 닦으라고 시키고 대들면 때렸다. 이후 빨래하라고 시켰으나 팡씨가 응하지 않자 길이 50㎝, 폭 3㎝의 몽둥이로 머리, 어깨, 다리를 가격했다고 진술했다.

10시30분쯤에는 시아버지가 물고기를 잡으라고 시켰지만 팡씨가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당에 서 있게 한 뒤 같은 몽둥이로 엉덩이와 다리 등을 4회 가격했다. 1시간 후인 11시30분쯤 가족은 식사 준비를 끝냈다. 그러나 팡씨는 부르지 않았다. 피고인들은 팡씨에게 만두 2개를 가져다 줬지만 먹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시아버지는 오후 3시30분쯤 팡씨가 심부름시킨 물건을 가져오지 않았다며 손에 쥐고 있던 가위로 머리카락을 잘랐고 4시30분쯤에는 팡씨가 빨라는 옷을 빨지 않았다고 다시 몽둥이로 등, 엉덩이, 다리를 1회씩 때렸다.

이후 팡씨가 방에서 내내 잠을 자다가 갑자기 추위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어머니는 이에 먹을 것을 가져다줬는데 다시 잠든 팡씨의 호흡이 이상해 구급차를 불렀지만 구급차가 왔을 때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가족들은 평소에도 팡씨를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 장씨는 “아내가 요리는 못하지만 많이 먹는다”면서 “가족들과 식사할 때 아내는 부르지 않았다. 그리고 하루에 한 끼 정도만 먹을 수 있었다. 부모님이 나가면 문을 바깥쪽에서 잠가 못 나가게 했다”고 진술했다. 시어머니는 오히려 장씨가 팡씨를 많이 때리고 꼬집어 팡씨 얼굴에 멍이 들어 검게 변했고 상처가 많았다고 진술했다. 팡씨는 겨울철 추운 날 마당에 서서 3~5회, 한 번에 30분 이상 벌을 받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심 재판을 한 위청시 인민법원은 이 같은 학대 내용과 관련해 “팡씨가 정신장애가 있다는 점과 임신이 어렵다는 이유로 가족이 학대한 것은 팡씨를 때려도 되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론은 ‘선처’였다. 피고인들이 모두 진술하고 반성했으며 배상금 5만 위안(약 843만원)을 자진 납부하기로 했다는 게 이유였다.

유족 측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더저우 중급법원에 항소했다. 유족 측은 피고인들이 고의적 상해와 학대 및 사망 혐의로 기소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1심 법원이 팡씨 어머니의 재판 참관을 막아 권리가 크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더저우 중급법원은 유족 측 주장대로 1심 법원이 공개심리를 하지 않고 상고인의 법정소송권을 보장하지 않아 법률이 정한 소송절차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재심을 결정했다. 재심은 19일 위청 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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