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마스크 벗겨 얼굴 보니 평범했지만 섬뜩”

이춘재 사건 관련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SBS 제공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20년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의 변호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가 진범 이춘재(57)를 실제로 마주했을 당시 인상에 대해 털어놨다.

윤씨와 함께 18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 출연한 박 변호사는 이춘재의 증인 심문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법정에서 마주한 이춘재의 첫인상에 대해 “섬뜩했다”고 돌이켰다.

박 변호사는 “증인 심문을 할 때 이춘재의 얼굴을 보는데, 사실 기싸움이었다”며 “이춘재가 14건의 살인, 34건의 강간 사건을 자백했는데 30년 전 범행을 여전히 상세히 기억하더라. 머릿속에서 사건을 수시로 끄집어냈다는 생각을 하니 섬뜩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사람들이 다들 이춘재 얼굴을 궁금해했지만, 마스크를 벗고 증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내가 마스크를 벗겼다”고 얘기했다. 당시 이춘재가 헝겊 마스크를 착용해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재판부에 일회용 마스크로 교체해 달라고 요구해 바꿔 끼는 과정에서 그의 얼굴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본의 아니게 이춘재의 얼굴이 34년 만에 드러났는데, 막상 그의 외모는 일반인같이 평범했다”며 “살인자라고 생각할 만큼 날카로워 보이지는 않았다”고 했다.

‘아이콘택트’ 방송화면 캡처. 채널A 제공

당시 윤씨의 반응에 대해서는 “윤씨가 이춘재를 보고 격분할 거라 생각하신 분이 많았지만, 윤씨를 억울하게 만든 사람은 사실 이춘재가 아니다”며 “그분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은 사법 관계자들이 더 밉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당시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에서 박모(당시 13세)양이 자택에서 성폭행당하고 피살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인근 농기구 공장에서 근무하던 윤씨를 범인으로 지목해 자백을 받아냈다. 그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경찰의 강압수사에 의한 허위 자백이었다고 항소했지만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씨는 2009년 8월 가석방됐다.

지난해 9월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으로 밝혀진 이춘재는 8차 사건을 포함해 화성에서 발생한 10건의 살인사건과 또 다른 4건의 살인사건 모두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했다. 이에 윤씨는 지난해 11월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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