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돌봄파업에 ‘동네북’된 학생·학부모… 무기한 파업 가능성도


서울 지역 급식조리사와 돌봄 전담사들이 파업을 벌여 일부 학교에서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온종일 돌봄법’ 철회와 전일제 고용 등을 요구하며 지난 6일 전국적으로 파업을 벌인 초등 돌봄 전담사 노조는 2차 파업도 예고했다. 학생·학부모를 볼모로 벌이는 파업이 계속되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학부모단체 등은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는 법 개정 운동에 돌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서울학비연대) 총파업 첫날인 19일 서울 1026개 학교 교육공무직원 1만6530명 중 파업 참가자가 3.8% 수준인 62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급식 중단 학교는 36곳(3.5%)으로 33곳은 빵과 음료 등을 지급했고, 3곳은 도시락을 싸오도록 했다. 돌봄교실은 1796개 가운데 1772개(98.7%)가 정상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서울학비연대는 퇴직연금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19~20일 총파업을 선언했으며 최대 2500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이달 6일 전국 돌봄 파업 강행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고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앞둔 상황에서 또 파업을 강행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파업 규모가 예상보다 작았지만 곳곳에서 불편이 이어졌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반모(38)씨는 평소보다 30분 일찍 일어나 초등학교 1·2학년 자녀를 위한 김밥을 준비해야 했다. 반씨는 등교하는 아이들의 가방에 김밥을 넣어주고 급하게 광화문에 있는 직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반씨는 “동네 맘카페에서도 대부분 ‘따로 식사를 챙겨 보내겠다’는 의견이 많아 아이가 서운할까봐 김밥이라도 준비했다”며 “기본적인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파업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연금 방식을 바꿔달라는 요구는 납득하기가 힘들다”며 한숨을 쉬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무기한 파업 등 전국적인 2차 파업을 예고했다. 이윤희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장은 “교육부는 2주 전 돌봄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고 회의 개최 공문까지 보냈는데 시·도교육청이 협상을 거부한다는 말이 나온다”며 “교육 당국이 이런 식이면 무기한 파업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 등 59개 교육·시민사회·학부모단체는 이날 국회 정문 앞에서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기 위한 노동조합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학교가 교육의 장이 아닌 노동쟁의의 장으로 변질되는데 정부·국회 어느 곳도 파업대란을 막을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살얼음판인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덜어주기는커녕 또다시 무기력한 대응으로 파업을 초래했다. 노동조합법을 고쳐 학교를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달라”고 촉구했다. 필수공익사업장이 되면 파업을 벌이더라도 필수 인력은 학교에 남아 근무를 해야 하고, 교육 당국이 대체 인력을 투입할 수 있게 된다.

이도경 황윤태 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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