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조사 때 무슨 일 있었나…채널A 간부 증언

전 법조팀장 “함정 빠진 후배 못 꺼내줘 책임감”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 공판에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회사 내부조사 전후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정황이 법정 증언으로 제시됐다. 쟁점이 된 건 지난 3월 13일과 22일자 ‘검찰 관계자 녹취록’ 내용에 한동훈 검사장 발언이 실제 포함됐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측 대리인 지모씨에게 보여 준 2개의 녹취록에 한 검사장의 발언이 포함됐다는 입장이다. 지씨는 이 전 기자가 통화 음성을 짧게 들려줬고, 한 검사장의 음성이 맞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녹취록의 원본 녹음파일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 전 기자 측은 ‘녹취록은 창작한 것이고, 지씨에게 들려준 음성은 대역’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이 전 기자 등의 공판에서 전 채널A 사회부장 홍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박 부장판사가 “처음 녹취록을 받았을 때 피고인(이동재)이 뭐라고 했느냐”고 묻자 홍씨는 “한모 검사장 통화내용도 들어있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같은 날 증인으로 나온 전 법조팀장 배모씨도 “이 전 기자가 (3월 13·22일자) 녹취록 상대방이 누구라고 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당시에는 한동훈 검사장이라고 보고했고, 그렇게 이해했다”고 답했다.

앞서 이 전 기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진술 번복에 대해 “다른 사람이라고 하면 회사에서 ‘왜 한동훈을 팔고 다니느냐’고 할까 봐 그랬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 검사장은 ‘녹취록에 나오는 내용의 대화를 한 적이 없고, 따라서 실제 녹취록이 존재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항변해왔다.

이날 공판에서는 이 전 기자가 후배인 백모 기자와 함께 지난 2월 13일 한 검사장을 부산고검 차장실에서 만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녹취록도 언급됐다. 이는 3월 13·22일자 녹취록과는 다른 것이다. 검찰은 이 전 기자와 백 기자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 녹취록의 원본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채널A는 처음에는 이 녹취록과 녹음파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대응 방침을 정했다. 그런데 내부 조사 과정에서 이 전 기자의 진술이 바뀌자 다시 녹취록과 녹음파일이 존재한다고 밝히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배씨는 당시 이 같은 상황을 알게 된 한 검사장이 ”굉장히 억울해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이동재가 나한테 다 뒤집어 씌우는 것이냐. 그럴거면 처음부터 (2월 13일자) 녹음 파일이 있다고 하지 그랬냐. 그게 뭐 문제될 거 있다고”라며 항의했다고 밝혔다.

배씨는 당시 한 검사장이 ‘왜 이렇게 상황이 전개되는지 고통스럽다’는 취지로 호소했다는 증언도 내놨다. 박 부장판사가 후배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후배 두 기자만이 만든 일이겠느냐”며 “제가 법조팀장으로서 지휘·감독을 못해서 함정에 빠진 걸 못 꺼내줘 참담하고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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