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가기 딱 좋은 ‘저환율’ 코로나 끝날 때까지 계속될 수 없겠니?


최근 더욱 가파르게 미끄러진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현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쉬어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기조적 달러 약세와 위안화 강세 영향 등으로 인한 원화 강세(저환율 추세)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금융투자 전규연 나중혁 연구원은 20일 ‘달러-원 환율의 추세와 내년 외환시장에 대한 소고’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4분기 원화 강세 흐름은 일부 제어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2021년 외환시장은 달러-원(원·달러) 환율이 상반기까지 하락하는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환율 하락세가 잠시 주춤하리라고 보는 첫 번째 이유는 최근 단기 급락에 따른 시장의 부담 때문이다. 올해 환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들썩이기 시작해 3월 19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인 1285.7월까지 급등했다가 7개월 만인 이달 18일 ‘29개월 만의 최저치’인 1103.8원까지 미끄러졌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1180~1200원대 사이를 오가며 고공행진을 했던 원·달러 환율이 지금은 1100원선을 깨고 내려가기 직전까지 와 있다.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환율 하락세를 진정시키는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달러는 세계적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경계감과 백신 개발 기대감에 따른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 권아민 연구원은 “미 대선 이후 나타난 원·달러 환율의 가파른 하락,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는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제한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적극적 대응 의지를 밝히며 환율 하락에 제동을 걸었다. 외환 당국 수장이 ‘구두개입’에 나선 지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8원 오른 1115.6원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등 대외적으로 원화 강세 압력이 높아지는 만큼 저환율 기조 자체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특히 지난 16일 한·중·일과 아세안 10개국 등 15개국이 체결한 세계 최대 규모 자유무역협정(FTA)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는 원화 강세의 한 축인 중국 위안화 강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중국이 협정 최대 수혜국으로 전망되는 탓이다.

미국은 ‘쌍둥이 적자’(재정 및 경상수지 적자) 악화와 차기 정부의 추가 부양책 실행 가능성 등이 달러 약세 지속을 예상하게 한다. 전규연 연구원 등은 “금융위기 이후 미 연준이 세 차례 양적완화를 단행했을 때 대체로 달러 약세가 이어졌다”며 “올해도 연준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한 데 이어 정부의 5차 부양책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 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수출 개선 흐름과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도 원화 강세를 유지시키는 환경이다. 유안타증권 정원일 연구원은 “월간 수출금액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예년 수준으로 회복된 모습은 결국 달러를 유입시키는 요인이 된다”며 “설비투자가 긍정적으로 유지되는 국면에 위치하는 부분 역시 원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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