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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K리그 챔피언 전북…어두워진 ‘트레블’ 전망

‘코로나 공백’ 끝에 상하이 상강에 패
주말 ACL서 K리그 팀 1승1무2패 부진

전북 현대 김보경(왼쪽)이 22일 카타르 도하 칼리파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아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예선 경기에서 상하이 상강 수비를 상대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1 챔피언 전북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무대에서 상대 역습에 무너지며 허무하게 패했다. K리그1과 FA컵 우승에 이어 아시아 최초 ‘트레블’(한 시즌 3개 대회 우승)을 노려온 입장이라 더욱 아쉬운 결과다.

전북은 22일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ACL H조 상하이 상강과의 경기에서 1대 2로 패했다. 국가대표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 등으로 주전이 빠진 와중에도 상대를 밀어붙였으나 결정력이 아쉬웠다. 이로써 전북은 조별리그 총 6경기 중 3경기에서 1무 2패를 기록, 16강 진출 전망이 한층 어두워졌다.

초반 경기 주도권을 잡았던 전북은 시작부터 다소 허무하게 선제골을 내줬다. 상대 천웨이 골키퍼가 길게 전북 방향으로 찔러준 패스에 전북의 오프사이드 트랩이 한 번에 무너졌다. 돌진하던 류윈쥔이 패스를 받아 송범근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끝에 침착하게 공을 깔아 차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K리그에서 단단한 수비를 자랑해온 전북치고는 당황스러운 실점이었다.

전북의 추격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조규성이 돌파하다 튀어나온 공을 김보경이 잡아 문전으로 날카롭게 찔러넣었고, 전방에서 골 기회를 노리던 공격수 구스타보가 미끄러지며 이를 차넣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공을 잡자마자 한 박자 빠르게, 상대 수비와 골키퍼가 잡을 수 없도록 빈 공간에 절묘하게 패스를 넣은 김보경의 감각이 두드러졌다.

이후에도 전북은 공을 주로 소유하면서 전반 동안 경기를 지배했다. 왼쪽의 바로우가 역습 때마다 상하이 상강의 뒷공간을 허물었고 오른쪽의 조규성도 전방에서 구스타보에 힘을 보태며 상대를 위협했다. 주전 풀백 이용과 이주용이 빠지면서 약점으로 지목됐던 수비는 구자룡과 최철순이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대신했다. K리그1 최우수선수 손준호와 플레이메이커 쿠니모토의 중원 공백도 베테랑 신형민과 무릴로가 각각 메웠다.

상하이 상강은 후반 시작과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오스카와 애런 무이를 교체 투입시키며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섰다. 호주 국가대표 출신 무이는 투입되자마자 페널티박스 안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송범근 골키퍼가 정면으로 강하게 날아온 공을 튕겨냈다. 이어 후반 11분에도 페널티박스에서 낮게 깔린 크로스를 받아 슈팅했지만 전북의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갔다. 상하이 상강은 후반 중반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헐크까지 추가 투입했다.

일방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던 전북은 상대 역습에 다시 한 방을 얻어맞았다. 오스카가 전북 진영 쪽으로 길게 날아온 공을 쫓아가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전북 수비에 걸려 넘어졌다. 페널티킥에 나선 헐크는 왼발로 강하게 전북 골망에 공을 때려넣었다. 이후 전북은 상대를 계속해서 몰아붙였지만 득점에 실패한 채 경기를 마쳤다. 이번 경기로 조3위에 머무른 전북은 남은 조별예선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노려야 하는 형편에 놓였다.

수원 삼성 정상빈이 22일 카타르 도하 칼리파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아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예선 경기에서 광저우 헝다 진영으로 공을 쫓아 뛰어들어가고 있다. 정상빈은 이날 K리그 최초로 고등학생 신분으로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앞서 수원 삼성은 G조 조별예선 경기에서 광저우 헝다를 상대로 0대0으로 비겼다. 광저우 헝다는 지난 시즌 중국 슈퍼리그(CSL) 우승팀이자 올시즌 준우승팀으로 ACL 2회 우승 경력이 있는 강호다. 박건하 수원 감독은 “주축 공격수 대부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걱정을 많이 했다. 좋은 장면들이 많았으나 득점이 없다는 게 아쉽다”면서 “앞으로 (다음 경기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골을 넣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수원 정상빈은 고등학생 신분으로는 K리그 최초로 ACL 데뷔전을 치렀다.

전날 FC 서울은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가 뛰는 베이징 궈안을 상대로 1대2 아쉽게 패했다. 반면 K리그1 준우승팀 울산 현대는 유려한 패스워크를 선보이며 최강희 전 전북 감독이 이끄는 상하이 선화를 몰아붙여 3대1 완승했다. 두 골을 넣으며 활약한 미드필더 윤빛가람은 경기 뒤 “여러모로 힘든 상황 속에서 승리를 가져와 기분이 좋다”면서 “우리가 상대팀보다 승리하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도훈 감독은 “팀 분위기는 승리를 통해 만들어진다”면서 “동행한 모든 선수들이 준비되어 있기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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