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가로수 치우니 확 트인 창덕궁 전망

창덕궁 앞 돈화문로 800m 구간 조경 전과 후 모습. 사라진 가로수와 가로시설물 대신 창덕궁이 보인다. 서울시 제공

조선 시대부터 600년가량 이어져 온 서울 종로구 ‘창덕궁 역사길’이 걷고 싶은 길로 변신했다. 시야를 가리던 주차장과 가로수를 없애 단아하고 확 트인 느낌을 살렸다.

서울시는 낙원상가(삼일대로)~창덕궁(돈화문로)~종묘 일대 4개 길 1.9㎞ 구간의 조경을 마쳤다고 23일 밝혔다. 해당 구간은 600년 역사를 압축적으로 품고 있는데도 주변에 도로·건물이 무분별하게 들어서면서 낙후된 채 방치돼 있었다.

서울시는 창덕궁 역사길을 보행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공간으로 재편하는 데 집중했다. 창덕궁과 종묘, 운현궁 등 풍부한 역사문화자원의 가치가 돋보일 수 있도록 도시경관을 개선했다.

공사를 마친 4개 길은 돈화문로(창덕궁~종로3가역, 800m), 서순라길(종묘 서측 담장 옆, 800m), 삼일대로(낙원상가 하부, 160m) 3개의 남북축과, 이를 동서로 연결하는 돈화문10길(낙원상가~종묘, 140m)로 이뤄진다.

조선시대 왕의 거둥길이었던 돈화문로는 기존 10m 차로 폭을 최대 3m 줄이고 보행로 폭을 최대 6.5m까지 확대했다. 또 돈화문 앞 창덕궁삼거리부터 약 150m 구간은 차도와 보도 사이에 턱이 없는 광장 형태로 조성해 다양한 역사문화행사가 열릴 수 있도록 했다. 종로3가역에서도 탁 트인 돈화문을 볼 수 있도록 가로수와 가로시설물을 치웠다.

종묘를 에두르는 서순라길은 도로 위 불법 주정차 차량을 없애고 돌 포장 보행길을 깔아 종묘 돌담장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울리는 돌담길로 바꿨다. 차로를 확 줄여 보도 폭을 2배로(1.5m→3.0m) 넓히고,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될 수 있도록 보행광장(500㎡)을 조성했다.

낙원상가 아래를 지나는 삼일대로에는 밝은 조명을 설치해 어두웠던 미관을 개선했다. 낙원상가에서 종묘까지 동서를 잇는 돈화문로10길은 보도 폭을 기존 2.5m에서 5m로 최대 2배 넓혔다. 두 길은 낙원상가 일대의 유동인구 유입과 지역 활성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창덕궁 역사길을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이 일대 보행환경은 줄줄이 개선될 예정이다. 우선 이달 말까지 창덕궁 앞 퇴계로(2.6㎞)를 보행길을 촘촘히 연결하는 ‘창덕궁 앞 도성한복판 주요가로 개선공사’가 완료된다. 2018년 말 첫 삽을 뜬 지 2년 만이다.

또 내년 초 ‘세종대로 사람숲길’까지 완공이 예정돼 있다. 서울시는 “내년 서울 도심의 역사와 문화, 맛과 멋을 즐기며 걷는 ‘보행천국’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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