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보장, 수익10배 ’…진화하는 유사수신업체 주의보

계모임으로 위장하고, 할부결제 유도까지
“사업 가능성만 강조하면 일단 의심부터”


‘수개월 내 투자원금 회수’ ‘평생 확정 고수익 보장’. A사는 이 같은 광고 문구를 내세워 서울 강남 일대에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고, 지인들에게 소개하는 방식으로 인터넷 쇼핑몰 플랫폼 사업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또 신규 투자자 소개 수당을 지급하면서 투자자들의 지인 소개를 유도해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했다. 현금이 부족한 투자자에게는 물품구입 대금을 가장한 신용카드 할부 결제까지 해주면서 투자금을 모집했다.

최근 들어 A사 같은 유사수신 업체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보험상품 구조를 활용하거나 전통적 계모임을 위장하는 등 수법이 날로 진화하면서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원금과 고수익을 동시에 보장한다고 유혹하는 유사수신 업체들의 투자권유에 대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금감원 불법사금융 신고센터에 접수된 유사수신 신고·상담은 총 555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1.6% 늘었다. 금감원은 이 가운데 구체적인 혐의가 드러난 77개사(51건)에 대해 수사당국에 수사를 의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사수신업체들은 주로 저금리 기조 속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면서 “금융 당국의 인·허가 없이 ‘원금 보장 및 고수익’을 약속하는 유사수신 업체 행위로 인한 피해자가 다수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유사수신 행위는 과거 가상통화 투자를 빙자한 형태에서 금융상품 투자 및 플랫폼 사업 투자 등을 가장하는 방식으로 점점 진화하고 있다. C사의 경우, 주로 노인들을 대상으로 전통적 계모임을 내세운 유사수신 행위를 하다 적발됐다. 투자 순서대로 투자금의 10배를 돌려준다고 약정하는 방식이었지만 특별한 투자 대상이나 수익원은 없었다. 계모임 회원을 미리 정하고 순서에 따라 돈을 나눠 갖는 ‘전통 계’와 달리 늦게 가입한 투자자가 앞서 가입한 투자자의 원금과 이자를 대주는 전형적인 ‘폰지 사기(돌려막기)’ 형태였다.

금감원은 사실상 수익 모델이 없는데도 사업 가능성만 강조하면서 고수익과 원금 보장을 약속하면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사수신 피해를 입은 경우 설명회 자료, 거래 내역, 녹취파일 등 증빙자료를 확보해 경찰에 신고하거나 금감원 불법사금융 피해 신고센터에 제보해달라”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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