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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내가 올렸나? 웬 세금 폭탄!… 종부세 폭증 아우성 [스토리텔링경제]


종합부동산세는 한때 부(富)의 상징이었다. 2005년 도입 이래 상위 1% ‘부동산 부자’들만의 세금이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 급등과 정부의 보유세 강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투기세력이 아닌 1주택자에게도 종부세는 무서운 세금으로 다가오고 있다.

국세청이 24일 올해 종부세 대상자에 대한 고지를 마무리하면서 종부세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제야 종부세다워졌다는 긍정론과 집값은 정부가 올려놓고 실거주 1주택자에게까지 세금폭탄을 던지고 있다는 비판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종부세 얼마나 올랐나
종부세는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주택의 경우 공시가격 6억원(1세대 1주택자는 9억원) 초과분에 부과된다. 세율은 초과분 금액과 주택 수에 따라 0.5~3.2%가 적용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세율은 변동이 없다. 그러나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종부세가 1년 전에 비해 배가 올랐다”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아우성이 나오는 이유는 우선 집값이 급등했고 이에 따라 종부세 부과 근거가 되는 공시지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종부세 할인율 격인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지난해 85%에서 90%로 인상됐다. 종부세 부담이 급격히 커진 대상은 주로 강남에 넓은 평수 아파트 보유자들이다. 1주택자 기준 지난해 338만원이었던 서울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전용면적 84㎡)의 올해 종부는 593만원으로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이유로 종부세 대상자도 급증했다. 종부세를 낼 대상은 지난해 59만5000명에서 올해는 70만명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정권과 함께 흥망성쇠를 겪은 종부세
종부세는 2005년 노무현정부 시절 도입됐다. 투기 차단과 불로소득 환수를 통한 소득재분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취지였다. 하지만 정권에 따라 종부세는 부침을 겪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종부세수는 2005년 6426억원에서 2007년 2조7671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종부세는 ‘찬밥’ 신세가 됐다. 2008년 세대별 합산 방식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인별 과세 방식으로 돌아갔고, 2009∼2010년 세율인하, 세 부담 상한선 축소가 이어졌다. 그 결과 종부세수는 2013년 1조307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박근혜정부에도 종부세 수입은 연간 2조원을 넘은 적이 없었다.

종부세가 다시 도입 초기의 파급력을 갖기 시작한 것은 문재인정부 들어서다. 정부는 보유세 과세 강화 정책으로 종부세율 인상과 함께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종부세는 내년에는 더 무서워질 전망이다. 1주택자 종부세율이 0.5~2.7%에서 0.6~3.0%로 0.1~0.3%포인트 상향되고 다주택자 최고세율은 6%까지 올라간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역시 내년 95%, 2022년 100%까지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시세 대비 공시가격도 순차적으로 100%까지 올라갈 예정이다.


종부세 이대로 좋은가
종부세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가 한겨울(12월)에 생각지 못한 세금을 맞는 1주택자들이 늘어나면서 종부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커지고 있다.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들은 “팔 생각도 없는데 집값은 정부가 올려놓고 이를 근거로 종부세를 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항변한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종부세는 부정적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다주택 투기세력은 전·월세를 올리는 방법으로 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시킬 것“이라며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들만 세금폭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기 세력을 잡기 위한 취지의 종부세가 선의의 피해자만 양상할 것이라는 지적인 셈이다. 특히 연금 등으로 생활하는 고령 은퇴자의 경우 집을 팔고 서울 외곽으로 나가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종부세 역할도 미미하다는 시각도 있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정부 들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보유세 강화를 내세웠다”면서 “이 칼이 칼집에 있을 때는 무서웠는데 막상 칼을 빼니 녹슨 칼이었고 그때부터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고 진단했다. 공급을 늘려 시장을 안정시키는 기본을 망각한 채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겠다는 정책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종부세 자체적으로도 ‘토지분’보다는 ‘주택분’에만 과세를 강화하면서 절름발이 신세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물이 들어서 있지 않은 나대지나 미개발 토지에 세금을 강화해야 개발을 촉진하는데 현 정부 들어 종부세율 인상은 주택분에만 적용됐다.

종부세 등 보유세를 높이면 거래세를 낮춰 다주택자의 퇴로를 열어줘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거래세는 집 사고 판 사람들에게 일괄적으로 매기는 걷기 쉬운 1970년대식 세금”이라며 “보유세 부담을 늘리면 그만큼 거래세를 낮춰야 하는데 거래세가 줄면 지방자치단체 재원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정부가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종부세의 명암을 묻는 질문에 “종부세는 지금 밝은 면은 없고 어두운 면만 부각되고 있다”면서 “집이 없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종부세는 다시 다음 정권에서 수술대에 오르는 상황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세정당국 관계자는 “종부세는 현재로선 건드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신재희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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