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마약 아니라 식품첨가물” 태국정부의 수상한 말바꾸기

지난 12일 마약류 케타민을 압수했다고 발표한 태국 당국. 카오솟

태국 당국이 사상 최대 규모인 11.5t의 마약 물질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가 2주 만에 ‘식품첨가물’이라고 말을 바꿔 논란이 일었다.

23일(현지시간) 태국 매체 카오솟에 따르면 시민운동가인 앗차리야 루앙랏타나퐁 변호사는 부정확한 정보를 대중에게 알렸다며 경찰에 법무장관과 마약청 사무총장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앗차리야 변호사는 “당국은 2주 전 (마약류) 양성 반응을 토대로 케타민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제는 삼인산염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당국의 신뢰도를 해치는 것”이라며 수사 의뢰 배경을 밝혔다. 이어 “압수된 마약 11.5t이 사라진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물질로 바꿔치기된 것인지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케타민은 전신마취에 사용되는 물질로, 한국에는 이른바 ‘버닝썬 마약’으로 알려져 있다. 케타민은 태국 법에서 2급 마약류로 분류하며, 케타민을 소지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삼인산염은 청량음료, 아이스크림 등에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이다.

시험관을 들어 마약 양성반응임을 보이는 솜삭 법무장관. 카오솟

앞서 태국 마약청은 지난 12일 태국 동부 차청사오주의 한 창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만 당국의 정보 제공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마약류 케타민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견된 케타민 475포대는 약 11.5t 규모로, 시가 300억 바트(약 1조1000억원)에 해당한다.

기자회견장에서 솜삭 법무장관은 시험관을 들어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음을 기자들에게 보였다. 당국은 창고에서 발견된 다량의 케타민이 유럽과 일본으로 건너갈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케타민 압수 기자회견이 열렸던 차청사오주의 한 창고. 방콕포스트

그러나 지난 21일 위차이 마약청 사무총장은 “압수된 475개 포대 중 66개 포대에 담긴 물질을 조사한 결과, 케타민이 아닌 삼인산염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을 바꿨다.

위차이 사무총장은 “케타민과 삼인산염이 비슷한 물질이었기 때문에 혼동했다”며 “초기 검사를 진행했을 때의 결과가 마약류 양성 반응이었고, 대만 당국으로부터 받은 정보처럼 포대에 담긴 물질이 케타민인 것으로 믿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의혹 해소를 위해 다른 사법 당국 관계자들을 초청해 포대에 담긴 물질을 전수 조사하겠다. 모두 조사하는 데 2~3일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 “결코 바꿔치기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태국 현지에서 논란이 커지면서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동남아·태평양지역사무소는 해당 물질 분석 과정에 참여하기로 했다.

김수련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