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창원 소방관들 울린 석줄 편지

기부자가 쓴 편지. 연합뉴스

“작은 힘이나마 소방관에게 보탬이 되고 싶어요.”

지난 19일 경남 창원에서 한 남성이 신월 119안전센터를 찾았습니다. 이 남성은 음료수 1상자와 흰 봉투를 소방대원에게 전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죠. 달리기라면 웬만한 사람에게 뒤지지 않는 소방대원들이 그를 맹렬히 뒤쫓았지만 결국 놓쳤습니다.

기부자가 전달한 48장의 헌혈증. 연합뉴스

이 남성이 건넨 봉투 안에는 헌혈증이 가득했습니다. 헌혈증서는 무려 48장. 2003년부터 올해까지 17년 동안 헌헐하며 모아온 것이었죠.

어리둥절한 것도 잠시 소방관들의 눈물을 글썽이게 만든 건 헌혈증과 함께 들어 있는 편지였습니다. 남긴 편지에는 또박또박한 글씨로 ‘소방관 여러분의 숭고한 희생정신에 늘 감사하며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항상 시민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헌혈증은 소방관과 가족을 위해 사용해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 남성의 따뜻한 마음은 온전히 창원소방서에 전달됐습니다. 윤문환 창원소방서 신월 119안전센터장은 “소방관들이 모은 헌혈증을 시민들에게 준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시민이 직접 소방서를 찾아와 헌혈증을 주고 떠난 건 처음”이라며 “기부한 시민의 선한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취지에 맞게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이 남성이 남긴 것은 헌혈증과 편지만이 아닙니다. 감사한 마음을 담은 그의 진심까지 소방관들에게 전해져 마음 한켠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아직 살 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 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양재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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