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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첫 문턱 넘나…법원 가처분 심문

가처분 인용땐 아시아나 인수 무산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첫 분수령에 도달했다.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첫 가처분 심문이 25일 진행될 예정이다. 법원 판단에 따라 인수가 무산될 수 있어 대한항공이 첫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후 5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대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심문한다. 다음 달 2일이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납입일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날 심문으로 법원의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를 중심으로 나온다. 늦어도 다음 달 1일까지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서 KCGI는 대한항공의 인수 결정 직후부터 산은의 한진칼 투자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지배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후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신주 발행을 금지해 달라며 가처분신청을 냈다.

산은은 양대 항공사 통합을 위해 한진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고 이 가운데 5000억원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산은은 이 과정에서 한진칼의 지분 약 10.6%를 확보하게 된다.

법원이 이번 신주 발행의 목적을 어떻게 해석하고 판단하느냐가 관건이다. 경영권 방어와 신주 발행이 관련된 것인지 여부가 핵심인 것이다. 상법 제418조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 6항에서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경우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고 국내 항공산업의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는 시급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됐다”며 “법적 절차에 따라 가장 합리적인 자금조달 방안이 산은에 대한 3자 배정 유증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불가피하고 적법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KCGI는 산은이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한다. KCGI는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등과 이른바 ‘3자 주주연합’을 구성해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법원이 KCGI의 주장대로 한진칼의 신주 발행에 대해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고, 시급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아니라 조 회장의 경영권을 방어할 목적이라고 판단하면 가처분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 경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첫 문턱도 넘지 못하고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산은의 한진칼 투자가 없다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자금도 사라진다.

반대로 3자 배정 유상증자의 목적이 경영권 방어가 아닌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에 있다고 법원이 보면 인수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진칼 정관에 보면 ’긴급한 자금조달’ ‘사업상 중요한 자본제휴’를 위해 이사회 결의로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이 사안에 해당하는지도 법원에 달린 셈이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반박문을 통해 “법원에서 가처분 인용 시 거래 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인수는 무산된다”며 “그로 인한 항공산업의 피해, 일자리 문제 등의 책임은 모두 KCGI에 있다”고 강조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도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 양사 통합은 무산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차선책을 신속히 마련해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반면 KCGI 측은 “가처분 인용 시에도 항공업 재편은 대출과 의결권 없는 우선주 발행, 자산매각,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는데 한진그룹 측이 가능한 대안을 여러 핑계로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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